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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러코드 Sep 19. 2024

[기적이야] 행복을 주는 보물 덕분이야.

니하오판다푸바오색


아이들이 갑자기 졸라댄다.


'안녕, 할부지'라는 영화가 있는데 꼭 봐야겠다고....


도대체 할부지 이야기는 왜 보고 싶은 거냐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 판다 이야기라고.....


정보가 참 빠른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이미 어른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바빴거나, 관심이 없거나, 알고 싶지 않거나, 그냥 모르거나.....


추석 연휴 전부터 말을 꺼냈고, 연휴 동안 시간이 있으니 스케줄 한번 보자.로 정리가 되었다.


연휴가 되고,, 약속은 지켜야 했기에~~

'안녕, 할부지'를 보러 온 가족이 출동했다.


가면서 넌지시 질문을 했다.


"판다는 왜 검정색과 하얀색인 걸까?"

.

.

.

(정적이 흐른다.... 생각 중인듯하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거 아닐까요?"


"그런데 왜 눈 주위가 검정색일까?"


"맞아.. 판다는 사는 곳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몸의 흰색 부분은 고산지대에서 눈 덮인 곳에서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검은 부분은 짙은 숲의 그늘이나 나무속에서 판다가 잘 보이지 않도록 보호해 줘."


"거봐~~ 위장하기 위한 색 맞지?"


(미소 짓는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색인거지.. 눈 주위가 검은색인 것은 다른 동물들에게 위협적인 신호가 있어서 기선제압의 신호를 보내며 의사소통하기 위함이기도 해... 또한~ 판다는 원래 추운 지역에 사는데 하얀 털은 열을 반사하고 검은 털은 열을 흡수하는 기능이 있어서 이런 배색이 몸의 온도를 조절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거지~"


"하얀색이라고 해서 매우 깨끗한 흰색이 아니지~~ 엉덩이며 매일 구르기 때문에 흙이나 나무껍질이 묻어서 조금은 주황색계열 빛이 감도는 흰색이지 아마도~~ 검은색도 우리가 알고 있는 매우 검정은 아닌 거야..."


디테일을 설명해주고 싶은데도 선을 넘나 싶기도 하면서도 일단 말한다.


안 듣는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안 들었을 것 같았던 이야기들을 꺼내면 소름이 돋는다.


4월 즘이었던 것 같다.

유키즈에 에버랜드 푸바오 사육사가 나와서 울고, 사육사의 이야기를 해주실 때

건성건성 봤나 보다. 강아지나 고양이 이야기면 모를까... 약간.... 판다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런데 역시 다큐멘터리 영화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에버랜드 여행을 갔을 때에도 팝콘을 담아먹는 판다인형을 당연한 듯이 샀을 때에도

판다를 봤을 때에도 전혀 무식했던 나는 아이들에게 설명도 해주지 않았고,

그냥 판다는 판다였다.


삶에 찌들어 어린이날에 의무적으로 갔던 동물원..

에버랜드 동물원이 아니고는 동물원 취급도 하지 않는 남편 덕에 그 먼 곳까지 동물을 보러 가야 했다.


기나긴 줄을 서서 판다를 보고는 빨리빨리 문화에 그냥 별다른 감흥 없이 보고 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니었나 보다.

유튜브에서 봤다며 '푸바오'를 사달라고 조른다.


턱도 없는 소리...

2020년 7월 20일에 우리나라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판다 푸바오~~

참 행복한 녀석이다. 이름도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의 공모로 지어진 이름은 '행복을 주는 보물'의 뜻.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많은 사육사들의 보호로 깨끗하고 예쁘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니...

동물도 저렇게 보호해 주고 사랑해 주고 관리해 주는데,, 우리 사람은..... 괜스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빠보다 엄마보다 자식이 잘되면 좋은 일,..

부모가 있기에 자식이 있는데... 너무 푸바오만 띄워준다.

강철원 사육사는 키워주는 엄마할부지로써 책도 내셨다고... 정말 대단하다.


중국의 판다 소유권 정책을 알게 된 지 얼마 안 되어.. 정말 속상한 일이었다.

외국 동물원에서 소장하는 판다는 모두 중국에서 임대 형식으로 대여했기 때문에 대여 기간이 지나면 반환을 해야 한다. 그래서 협약에 의해 푸바오도 중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없단다.

애초부터 판다의 소유권 자체가 중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도 한국에서 평생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푸바오를 사랑했던 관중들은 눈물을 흘리고 하염없이 슬퍼했다.

검색해서 보는 것보다 영상으로 푸바오의 역사를 보니 더더욱 마음이 저려왔다.


사람이름도 잘 못 외우는 내가 판다이름을 외우다니...

아빠 러바오, 엄마 아이바오의 입국부터 푸바오의 탄생, 성장 이야기로 영화가 되고

강철원 사육사 저자로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바오 가족과 함께한 기적 가은 나날들)'로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이야기가 송영관 사육사 저자로 포토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컬러링북, 다양한 시리즈의 포토북, 굿즈 등,,, 많은 디자인으로 승화되어 우리 곁에 남는구나~


꼭 우리 삼 형제 같아서~~~ 이상하게 더 정감이 간다^^


전지적 할부지시첨의 유튜브를 만든 것도 정말 사육사의 일들, 동물을 대하는 자세, 사랑하는 마음들까지 마음껏 전해지고 공감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동물이라도 요즘 사람처럼 대접받는 팔자 좋은 동물들은 부럽다~


너희들도 나에게 '행복을 주는 보물'이야.

덕분에 오늘 하루가 기적이야.


Thank you~!


오늘, 나의 마음은 무슨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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