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짙은] 오래가는 향이 좋더라.
향이짙은얼그레이색
오랜만에 시원하게 비가 내린다.
기다렸던 비이지만 너무 격하게 오니 부담스럽다.
문자 알림 진동에 이제 가슴까지 떨릴 지경이다.
싱크홀부터 각종 사고소식을 듣고 보니 마음도 무겁다.
주말인데 행사도 있고 일도 많고 어찌나 바쁜지 모르겠다.
분주하니 일단 사람 사는 것 같긴 하다.
가을도 오는 것 같은데,,,
한적하고 피톤치드 가득한 깊고 시원한 곳에서 홍차 한 잔 하고 싶다.
교양수업으로 다도과목을 들었던 기억이 스멀스멀 난다.
색 > 향 > 미... 마실 때에는 색을 먼저 감상하고, 향을 느끼고, 맛을 보고, 입안에서 조금 머금었다가 천천히 목 넘김을 하며 맛을 느껴보는 것. 여러 사람과 나눠 마실 때에는 주전자에서 조금씩 따라서 차의 농도를 맞춰야 비슷한 차를 음미할 수 있는 것.
중국의 '차(茶) 나무'의 잎으로 찻잎을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녹차, 우롱차, 보이차, 말차, 홍차 등으로 다양한 향과 맛을 낸다고.... 잎, 뿌리, 꽃으로 우린 물을 통칭해서 차(茶)라고 부르게 되었다.
레스토랑에 가면 음식에 따라 식기류가 모두 다르듯이, 차를 마실 때에도 상당한 차도구가 다르게 필요하다.
주전자부터..... 물의 온도를 확인하는 도구까지 매우 다양하다.
여기까지가 차에 대한 기억이다. 어렵다..
이번 명절연휴,
제일 친한 서울 친구에게 1837 TWG TEA를 선물로 받았다.
12개의 다양한 차 종류에 궁금증이 생겼다.
이미 몇 개는 그냥 마셨지만 말이다. 모두 이름은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이 찝찝함....
오늘은 FRENCH EARL GREY로~ 겟~
얼 그레이 밀크티, 얼 그레이 쿠키, 얼 그레이 잼 등 먼가 콜라보되어 향이 들어간 먹거리가 많은데..
매번 무심코 지나친 것 같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익숙해졌다.
찻잎 가루차도 있지만 편한 티백을 선택했다.
티백은 오래 우리면 떫어지니 곧 빼주고~
영어권에서는 찻잎의 색으로 홍차를 BLACK TEA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차를 우려낸 색이 붉다고 해서 붉은 홍(紅 ) 차(茶)라고 한다.
컬러카드는 2D라 맑은 차의 투명한 느낌을 내지 못해 아쉽다.
그래서 더 농도가 진해보이는 것 같다.
잎은 여린 연두색에서 진한 초록색으로 자라 산화가 진행됨에 따라 갈색, 말리면 결국 검정색이 된다.
홍차는 말린 찻잎을 비비거나 자극을 주어 세포 조직을 파괴한다.
산화 효소가 배어 나오도록 하는 '유념'이라고 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을 거친다.
찻잎이 검은색이 되는 이유이다.
때에 따라 가끔은 예쁜 푸른빛이 감도는 마른 잎도 관찰된다.
초록색이 갈색이 되는 이유는 수분이 날아가고 엽록소가 분해되기 때문이다.
건조 방법에 따라서도 산화 속도가 달라지고 색의 농도가 달라진다.
미세한 현상을 어찌 눈으로 다 기억하리오.
그런데,
어두운 푸른 검은 빛 찻잎은 뜨거운 물에 우리면 왜 붉은빛을 띠는 걸까??
찻잎을 뜨거운 물에 우리면, 찻잎에 포함된 천년 물질이 물에의해 화학반응을 일으켜 붉은빛의 연한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물의 농도에 따라 연하고 진하기가 다르지만 말이다.
얼 그레이는 찻잎 향을 맡으면 새콤달콤한 설렘이다.
베르가못 오렌지에서 나오는 베르가못 오일을 발효된 찻잎에 첨가해서 독특하고 짙은 향으로 가공한다.
얼 그레이는 사람이름이라는 걸....
19세기 중국 푸젠성 우이산에서 생산되는 랍상소우총홍차가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영국 귀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귀해서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유사품을 만들기 위해서 베르가못 향을 저렴한 찻잎과 같이 발효시킨 홍차를 총리였던 찰스 그레이 백작에게 선물했는데 그 이후로 얼그레이라고 본인의 이름을 붙인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아... 영국 백작 하니 먼가 세련돼 보이는구나....
티백이라 진짜 차보다는 향이 많이 연하지만,,,
노화예방, 치아 건강 개선, 심장병 예방, 면역력 향상, 혈관 건강이 개선된다니 갑자기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고 빈혈이 있는 사람이나 임산부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빈혈이 있는 나는 조금만 마셔야겠다.
연하지만 향이 짙은 얼~그레이~~~
나도 잔향이 오래 남는 사람이 되어야지....
오늘 비도 오는데 따뜻한 홍차 한잔 어때요?
카페인이 들어있어 연하게~~~~ 한잔 해요^^
가을을 맞이하는 주말,
오늘 당신의 색은 무슨 색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