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쪽빛청바지색
축제의 계절 10월이다.
로컬 축제들이 한창이다.
"제일 기억나는 체험이 뭐였어?"라고 물으니,
"음.... 그때 손수건에 염색한 거 있잖아.... 푸른빛~~ 쪽빛이었나?
우리가 천을 접어서 고무줄로 묶어주고 파란 액체에 넣고 다시 풀어서 싰었잖아요.. 이 손수건요!!"
라고 말하며 서랍에서 접힌 손수건을 찾아 마구 흔들어낸다. 꼭 우승인 것 같은 표정으로 말이다.
"우와~~ 쪽빛을 기억하는 거야?"
"그 식물에서 나온 푸른색이 귀하다고 그랬는데...."
그렇다. 책 보다 경험과 체험에 진심인 엄마와 함께라면 몸살이 날 것 같아요.
아이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일단 움직이고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하게 해야 한다.
기대 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달라지겠지..라는 눈곱만큼 작은 희망을 가지고~
파란색, 푸른색, 푸스스름한 색.. 하다 보면 "쪽빛"을 만나게 된다.
지금처럼 다양한 염료가 생기기 전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재료로 실험을 했다. 자연에서 재료를 발견한 것도 신기하지만, 그것을 자동화시키고 똑같이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생산해 내는 사람들이 진정 대단하다. 실험하고 실패하고 실험하고 기록하고 그러기를 수십만 번쯤 해야 역사에 남을 무언가 탄생하겠지.
쪽은 인도가 원산지라고 하지만 주변 여러 나라에서 자란다.
쪽색은 초록보다는 하늘색(푸른색)에 가깝다. 우리나라 전통색조인 ‘오방색’에서 쪽색을 포함한 청은 음양오행 사상을 기초로 보면 목(木, 나무)에 해당한다.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 또는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색으로 쓰였다.
봄에 씨앗을 뿌리면 7~8월에 무성하게 자란다. 꽃대가 올라오기 직전 쪽을 베다가 항아리에 넣고 물을 부은 뒤 돌멩이로 눌러 놓으면 썩는다. 25도 이상의 한여름인 터라 썩는 냄새가 보통 고약하지 않다. 썩은 잎과 줄기를 걷어내면 푸른색 계통의 물만 남는다. 여기에 석회를 첨가해 잘 젓는다. 한참 놔두면 석회와 색소는 바닥에 가라앉는다. 윗물은 버리고 남은 물에 콩대, 메밀대, 찰볏짚 등을 태워 재를 만든 뒤 4~5배 희석해 섞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주일에서 한 달가량 실온에 보관하면 진한 쪽빛깔로 변한다. 이후부터는 흰색 무명베를 수차례 담갔다 말리기를 반복한다. 베에 침착된 잿물은 뜨거운 물에 담가 빼낸다. 원하는 색깔을 얻기 위해서는 수없는 반복이 필수적이다. 실패를 거듭한 지 10여 년 만인 1993년 은은하고 찬란한 ‘쪽빛깔’을 만들어 냈다.(아래 서울신문 기사 부분 발췌)
오늘의 컬러카드는 쪽빛으로 물든 청바지색을 바탕으로 하여 쪽 사이에서 자라는 보라색 꽃의 색으로 배색해 보았다. 기본이 될 수 있는 색으로 거의 모든 색과 잘 어울린다.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청바지 이야기는 19세기 독일인 유대인 사업가와 함께 시작된다. 프랑스 남부의 "님"이라는 도시의 이름을 따서 "데 님(de Nimes)"이라 불리는 뉴햄프셔 산 면직물과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다가 최종 "데님(denim)"이 되었다. 그 당시에 쪽에서 푸른색을 얻어 인공적인 푸른빛의 염료가 생각보다 빨리 대체된 걸 알 수 있다.
사업가는 예전 직업이 재단사였다. 그래서 데님천으로 돈을 조금 더 받기 위하여 텐트와 마차 덮개, 담요를 만들다가 기존의 바지 천들이 너무 자주 찢어져 골치가 아팠던 벌목꾼 남편의 아내는 데님 천을 보고는 남편이 입을 작업복 바지를 만들어달라고 주문을 했다. 찢어지지도 않고요 질기고도요 튼튼해서 벌목꾼 주변 친구들이 서로 입고 싶었던 바지가 데님 천 바지인 "진(Jeans)"이다. "웨이스트 오버올(waist overalls)"이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냈었는데 "진(Jeans)"으로 바꾸었다.
제노바 선원들이 입던 바지가 우리가 알고 있던 "리바이스" 혹은 "블루진"이다.
처음에는 농부들이 청바지를 입고 광고를 하기 시작했던 "노동자들의 바지"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재료가 부족해지자 수요는 더 늘어났고 컨추리 음악 문화 덕분에 세계적인 패션 대열에 오르게 되었다.
우리도 한 사람이 2벌 이상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박아이템이었다.
험하게 입어도 부담 없는~~~
어릴 적 내 손톱에 물들이던 봉숭아 꽃잎에 잎사귀까지 돌도마에 돌도끼로 즙을 내어 소다를 조금 넣고 손에 고무줄로 고정시키고는 공주님 인척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마법의 쪽빛이 봉숭아 손톱의 추억까지 소환하였구나~~~
쪽~ 팔리지 않게 젊어 보이는 마법!
청바지에 재킷만 입어도 공식행사에서 세련미를 나타내고~~~
고인이 된 스티브잡스도 청바지 마니아였다고 하니~ 이유야 어찌 되었든
지금까지 예쁜 푸른빛을 보게 해 줘서,
쪽에게 고마워~~~ 뽀뽀 쪽!
매일 젊음이 가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청바지에 대한 추억~ 소환해 보시고 미소 지어보세요^^
* 참고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