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씨백색꽃양파색
이 꽃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어릴 적 집 마당에서 종종 보곤 했어요~ 하지만 파의 꽃인 줄 착각했었답니다. 딱히 잎이 없이 줄기 위에 봉긋 솟아있는 이 예쁜 꽃에 벌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참 신기했지요. 작게 오밀조밀 모여 꼭 조명처럼 생겼는데 핑크색 꽃도 있다고 해요. 대나무도 그렇지만 저렇게 쭉쭉 뻗어나가 얇은 줄기로 버티기가 어려울 텐데... 뿌리가 튼튼해야겠지요.. 그래서 뿌리에도 실한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연둣빛, 생명의 출발
양파의 첫 시작은 작은 씨앗입니다. 이 씨앗에서 발아한 새싹은 연둣빛으로 빛납니다. 마치 이슬을 머금은 새벽하늘처럼 투명하고 신선한 연둣빛은 생명의 탄생을 상징합니다.. 어린잎들은 부드러운 녹색을 띠며, 태양을 향해 서서히 몸을 뻗지요. 이 시기의 색은 희망과 가능성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진초록, 성장의 시간
시간이 지나면서 양파의 잎은 더욱 짙은 초록으로 변합니다. 풍부한 엽록소를 머금은 잎들은 태양을 받아들여 양파의 뿌리를 키우는 것입니다. 땅 위에서는 진초록빛이 넘실대며 건강한 생장을 알리고, 땅 아래에서는 하얀 비늘줄기가 차츰 커지며 양파의 형체를 잡아갑니다. 이 진초록의 시기는 성숙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며, 양파가 땅속에서 차근차근 힘을 기르는 순간입니다.
노란빛과 자줏빛, 익어가는 시간
양파가 완전히 자라면, 잎은 점차 색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짙은 녹색이 서서히 연해지며, 잎 끝에서부터 노란빛이 감돕니다. 마치 가을이 오듯, 잎들은 누렇게 바래가며 땅으로 쓰러지고, 땅속 양파의 껍질도 노란빛과 자줏빛을 머금으며 익어갑니다. 특히 자줏빛을 띠는 적양파는 이 시기부터 껍질에 붉은 색소가 침착되며 특유의 색감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갈색과 보랏빛, 완성된 결실
수확의 시기가 오면, 양파는 우리가 익히 아는 색으로 변합니다. 노란빛이 감도는 황토색 양파, 붉은 기운이 감도는 적양파, 그리고 때로는 보랏빛을 머금은 양파도 있습니다. 껍질은 마르면서 단단해지고, 빛을 반사하며 고유의 광택을 띠게 됩니다. 이 색들은 마치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된 예술작품처럼, 성장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양파의 효능
양파에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퀘르세틴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을 강화하고, 염증을 줄이며 심혈관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또한 혈당 조절과 소화 기능 개선에도 기여하며, 몸의 해독 작용을 돕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양파는 특히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아 노화 방지와 혈관 건강에 더욱 효과적인 것입니다.
연둣빛에서 초록빛, 노란빛과 자줏빛을 거쳐 갈색에 이르기까지, 그 색의 흐름은 생명의 순환을 닮아 있습니다. 성장과 성숙, 그리고 마침내 열매에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땅 속에서 엄청난 예술적 결과가 탄생하는 것이지요. 위로는 햇빛을 아래로는 땅의 기운을 모두 섭렵한 양파가 몸에 좋은 이유이겠네요.
편하게 저 빨간 자루에 담긴 양파를 사서 쉽게 먹지만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이상하게 자연이 자라는 과정이 꼭 저의 삶과도 비슷해서 자꾸 싱크로울이 생깁니다.
갑자기 15년 전 즈음, 양파껍질로 염색체험을 했던 생각이 나네요... 양파로 천연염색을 하면 정말 예쁜 노란색이 연출됩니다. 양파껍질이 물에 녹으면서 케르세틴이라는 색소가 나오고 천분자와 결합되어 염색이 됩니다. 어떤 매염제를 넣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양파껍질을 많이 모아 천연염색에 한 번 도전해 봐도 좋을 듯해요.
까도 까도 새로운,
나의 하루하루도 늘 새롭지.
어떤 사람인지도 늘 새롭고 싶은 마음.
그래서 더 노력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도..
흙에서 시작해서
햇살을 받아 연둣빛 싹을 틔우고
태양빛을 받아 풍부한 엽록소를 가진다.
백색 꽃을 피운 후
흙의 기운으로 땅 속에서 근육이 자라고 영글어져 간다.
갈색과 보랏빛으로 단단하게 얇은 껍질 속
하얀 속살은 자연의 선물~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맛과 멋을 제공해 주는 고마운 양파.
영어로 양파는 Onion, 라틴어의 unio(하나)에서 유래하였는데 하나의 구슬 모양을 의미한다고 하지요.
지금 당장 예쁜 구슬로 하루를 디자인 해 보시지요.
오늘 하루 어떤 구슬을 꿰고 계신가요.
*이미지 및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