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깬청개구리색
오늘은 24 절기 중 하나인 우수(雨水)에요.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수에 접어들면 대기 중 습도가 증가하고, 얼었던 땅이 녹아 비로 변화하며 자연이 생명의 기운을 되찾기 시작합니다. 이때 청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며,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맞춰 몸색은 조절합니다.
도시에서는 이제 개구리울음소리조차 듣기 힘들지요. 시골에 한 번씩 놀러 가서 개구리를 볼 때면 어찌나 신기한지 자꾸 좋다는 게 괴롭힙니다. 결국 괴롭다가 지쳐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지요. 슬픕니다. 작년 필리핀에 놀러 갔을 때 그 뜨거운 나라에도 습기가 많은지 청개구리가 살고 있더라고요. 어디서 왔는지 도망가기 바쁩니다. 그런데 여기가 내가 살 곳인지 아닌지 판단이 어려워 여기저기 뛰어다니가 그만.. 로드킬로 생을 마감합니다. 하염없이 슬프지요. 봄을 맞이해 보지도 못한 채 말이지요.
봄이 오면 자연은 서서히 깨어나고, 청개구리도 이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받아들입니다. 특히, 청개구리는 환경에 적응하며 색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색은 단순한 외형의 변화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진화의 흔적이자 계절과 함께 숨 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
집에 호수가 있거나 물이 고인 곳에서 개구리 알이 살 경우.. 모기도 많이 생기고 새로운 생명탄생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지만 매우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조금은 겁이 나고 받아들이는데,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지요.
겨울잠에서 깨어난 청개구리는 처음에는 갈색빛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 동안 낮은 온도와 건조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보호색을 유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수를 지나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수분이 많아지는 봄이 되면, 청개구리의 피부는 서서히 녹색으로 변합니다. 이는 주변의 초록빛 식물들과 조화를 이루며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청개구리의 성장 과정에서도 색의 변화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청개구리는 알에서 깨어나 올챙이로 성장하며, 이 시기의 몸 색은 어두운 회색빛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속에서 살아야 하는 올챙이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보호색을 가지며, 점차 성장하면서 몸이 투명하거나 황갈색을 띠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올챙이는 뒷다리와 앞다리를 차례로 발달시키고, 이 과정에서 피부 색도 서서히 변화합니다. 초기에는 황록색이나 갈색을 띠지만, 개구리로 완전히 변태한 후에는 환경에 적응하여 밝은 녹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봄철 새싹이 돋아나는 초록빛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청개구리의 피부 속 색소 세포는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봄철 따뜻한 햇살과 늘어나는 강우량은 이들의 색을 더 선명한 초록빛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초록빛 색소가 활성화되면서 점점 선명하고 생동감 있는 녹색으로 변합니다.
그러나 모든 청개구리가 같은 방식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지요. 서식지의 특성과 환경 조건에 따라 일부는 옅은 황록색을 띠기도 하고, 아직 봄 초입의 건조한 환경에서는 갈색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청개구리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동화 속에서도 등장하지요. 특히, 부모의 말을 듣지 않던 청개구리가 결국 후회하며 어머니의 유언을 따라 비 오는 날에 우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훈이 됩니다. 봄철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몸의 색을 바꾸는 청개구리처럼, 우리도 자연과 함께 변화하고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요즘 들어 더 많이 느끼네요.
봄이라는 계절은 단순히 온도가 올라가는 시기가 아니라, 자연이 다시 한번 활력을 되찾는 전환점입니다. 작은 몸짓 속에서 계절의 거대한 흐름을 담아내고 있네요. 특히, 우수라는 절기가 가져오는 환경 변화는 청개구리의 삶에 있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청개구리에 잠시 빙의되어 초심을 잡아봅니다. 봄날의 연둣빛 숲 속에서 초록으로 빛나는 청개구리를 마주한다면 제 마음을 알아주는 청개구리가 정말 고마울 것 같아요.
<겨울잠 깬 청개구리 일기>
몸이 찌뿌둥하네요.
너무 오래 잤나 봐요.
오늘은 우수(雨水)에요.
제가 조금 빨리 깬 것 같아요.
조금 더 잘까 하다가 그냥 일어나려고요.
눈을 떴을 때는 분명 갈색이었는데
어느새 제 몸이 연두색이 되고
점점 진해지고 있어요.
제 삶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서
너무 설레는걸요.
청개구리 덩달아 저도 잠시 설레어 봅니다.
올챙이적도 되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잠시 가지고
초심을 다시 잡습니다.
#디자인 #일상 속 디자인 #컬러 #인문교양 #자연의 색
*이미지 및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