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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힘내세요] 힘찬 땅의 기운 받아 쑥쑥 치유해요.

강한생존풍매화쑥색

by 컬러코드


"그만 좀 나가세요~"

"안돼, 나가야 해."

"아니.. 무릎관절도 안 좋으면서,, 손가락 마디도 아프시다면서....(안쓰러운 표정)"

"그래도 우리 가족 먹을 거 챙겨야지." "지금 아니면 못 캐."

"아니... 그래도 좀 쉬어요."

"지금 밖에 시간이 없어. 1년 우리 건강하게 먹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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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을 캐서 잘 말려 냉동실에 보관하면 1년 넘게 먹을 수 있지요. 봄에 1년 농사를 지으러 나가시는 엄마와 안쓰러워 걱정하는 딸과의 대화입니다. 봄이 되면 쑥 캐러 가신 적이 있나요? 이제는 깨끗하고 건강한 쑥을 캐는 게 쉽지 않습니다. 몇 해전 도시 근방 시골에 집을 샀다는 지인분이 계셔서 방문을 하였지요. 그 집 뒤에 보니 쑥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바람 따라 씩씩하게 자란 쑥들을 캐니 거실 한가득이었습니다.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쑥을 보니 정말 마음냉장고가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땅을 뚫고 올라오는 풀 중 하나가 쑥입니다. 연한 초록빛의 어린 쑥이 바람에 흔들리며 돋아나는 모습은 24시간 카메라로 지켜보고 싶을 정도이지요. 특히 쑥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하게 자라는 속성이 있지요. 잡초가 아니면서도 잡초처럼 번식력이 좋습니다. 바람을 이용해 번식하는 풍매화로서 자연 속에서 스스로 생존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쑥의 강인함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단군 신화에서 웅녀는 21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으며 동굴 속에서 인간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동굴 속에서, 웅녀가 의지한 것은 쑥과 마늘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설화적 이야기가 아니라, 쑥이 지닌 생명력과 치유의 힘을 의미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은 쑥이 생명을 유지하고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여겨온 우리 근처에 있는 흔하지만 소중한 존재이지요.



쑥의 색은 단순한 초록이 아닙니다. 막 돋아난 어린 쑥은 연둣빛을 띠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깊고 짙은 녹색으로 변합니다. 우리들의 삶과 닮았습니다. 꽃의 줄기들과는 다른 조금은 어두운 그림자를 발견하셨을까요. 바람을 타고 꽃가루를 퍼뜨리는 쑥의 생존 방식처럼, 그 기운은 멀리 퍼져나가며생명력을 확장시킵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쑥은 오래전부터 ‘의초(醫草)’로 불리며 중요한 약재로 쓰여 왔습니다.

동양에서는 쑥을 뜨거운 물에 달여 마시거나 뜸으로 사용하여 몸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특히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그리스 신화에서도 쑥의 속명인 ‘아르테미시아(Artemisia)’는 다산과 탄생을 관장하는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쑥이 여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쑥은 자궁을 따뜻하게 하고, 생리통을 완화하며, 출산 후 회복을 돕는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쑥은 피를 맑게 하고 위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코피가 날 때, 대변에 피가 섞일 때, 하혈이 심할 때도 쑥을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쑥 향기는 습기를 제거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에도 좋습니다. 오랜 시간 묵힌 쑥은 뜸의 재료로 사용되며, 몸속의 냉기를 없애고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쑥과 쑥갓의 차이점, 식재료 구입 요령 및 손질방법, 보관벙법에 대한 귀한 자료가 있어 모셔왔습니다. 귀농하신 분들은 산에서 좋은 쑥을 직접 캐서 드시지만, 도심이나 외국에서는 구매해서 먹어야 할 때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풀들이나 과일들은 만들어지는 과정이 거의 비슷합니다. 연한 색이다가 진한색으로, 힘듦을 이겨내고 생존한 자들만 주인을 만나게 되어 있지요. 늘 자연이 신비롭다고 생각되면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쑥은 어김없이 땅을 뚫고 나옵니다. 그 연둣빛 새순은 겨울을 지나온 땅의 힘을 머금고 있으며, 점차 짙어지는 초록빛은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단군 신화 속 웅녀가 선택한 쑥, 동서양에서 약초로 사용된 쑥, 그리고 오늘날 우리 식탁과 생활 속에서 여전히 사랑받는 쑥.

쑥으로 만든 음식이미지를 보고 있노라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작은 풀 한 포기에서 끈질긴 생명력과 치유의 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색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스토리들도 기록하고 곱씹어보고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 컬러카드가 200번 째네요.

그만큼 쓰러져도 이웃 브런치 작가님들의 바람에 일어나고 힘을 내었습니다.

마음 세탁을 하며 감사의 인사를 정중히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힘찬 땅의 기운으로 쑥~

쓰러져도 바람이 불면 힘이 나요

또 쓰러져도 바람이 불 테니 괜찮아요

오뚝이처럼 일어날 거예요


단군 신화에서도 웅녀가 저를 선택했죠

치유의 힘이 강하고 생존력이 뛰어나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아르테미시아라고 들어봤을 거예요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최고죠


아.... 도다리 쑥꾹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빨리 먹을 수 있는 날은 기다리며....


힘들어도 힘내세요~


제가 기운을 드릴게요.


오늘, 네 마음은 무슨 색인가요?












*이미지 및 참고자료*

https://www.100yearshop.co.kr/m2/board/view.php?id=blog&no=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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