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fettuoso,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Affettuoso,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결은 열 살이다. 그녀의 하루는 음악처럼 흘렀다. 빠른 템포의 아침, 경쾌한 리듬의 점심, 조용한 아다지오 같은 저녁. 하지만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박자가 어긋났다. 느리고 답답한 템포. 숨이 막히는 듯한 무거운 공기.
그날, 엄마는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주저앉았다. 결은 놀라 허둥댔다. 엄마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결은 두 손으로 엄마를 감싸 쥐고 간절히 말했다.
"엄마, 괜찮아? 엄마, 눈 떠봐!"
바로 엄마의 전화기로 119에 신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결은 울 것 같았지만, 엄마가 힘겹게 손을 쥐어주자 눈물을 꾹 참았다.
구급차 안은 빠르고 긴장감 있는 비트가 흐르는 듯했다. 삐-삐-삐, 의료장비 소리와 구급대원의 빠른 손놀림. "괜찮아요, 보호자분이 옆에서 손을 잡고 계세요." 결은 엄마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아빠가 오기까지 결이 엄마의 보호자가 되었다.
"엄마, 나 여기 있어. 엄마 무서워하지 마."
엄마는 힘겹게 숨을 들이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은 엄마 손에서 체온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속삭였다.
"엄마가 아프지 않으면 좋겠어. 엄마가 다시 웃으면 좋겠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박자가 더욱 복잡해졌다. 들것이 밀려가고, 사람들이 바쁘게 오갔다. 간호사가 서류를 받아 들고 접수대로 달려갔고, 엄마는 응급실로 옮겨졌다. 결은 낯선 공간 속에서 작은 쉼표처럼 멈춰 서 있었다.
불협화음이 흐르는 병원
결은 엄마를 따라가고 싶었지만, 간호사가 "보호자는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했다.
엄마는 저 안에 있는데, 결은 밖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보호자 대기실엔 걱정스러운 얼굴들이 가득했다.
결은 초조하게 발을 동동 구르며 창문 너머로 엄마를 찾았다.
엄마는 의사와 간호사들 사이에서 희미한 얼굴로 보였다. 결은 문 앞에 서서 눈을 꼭 감았다.
‘엄마, 나 여기 있어. 빨리 나아질 거야, 그렇지?’
병원은 너무나도 복잡했다. 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복도를 지나가던 청소 직원이 땀을 훔치며 바닥을 닦고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환자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갔다.
하지만 사람들이 급히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닦은 바닥은 다시 지저분해졌다.
약을 납품하는 직원은 바쁜 듯 손수레를 끌고 약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러 번 길을 물어보며 헤매고 있었다.
"3층 약국이 맞나요? 어디로 가야 하죠?"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할아버지는 접수창구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뭐라고 하셨죠? 다시 말씀해 주세요..."
직원은 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지만, 주변이 시끄러워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휠체어를 탄 아주머니는 병실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자동문이 너무 빠르게 닫혀 혼자 통과하지 못했다.
결은 그런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엄마만 힘든 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불편한 걸 겪고 있어.’
문제를 정의하는 아이
결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어떻게 하면 병원이 조금 더 부드러운 선율이 될 수 있을까?’
그녀는 가방에서 작은 노트를 꺼냈다. 연필을 들고 또각또각 적기 시작했다.
응급실 문제: 보호자는 환자와 함께 있고 싶지만, 기다림이 너무 불안함
접수 문제: 줄이 길고, 어디서 기다려야 하는지 혼란스러움
대기실 문제: 의자가 부족하고 분위기가 너무 삭막함
안내 문제: 어디로 가야 할지 어렵고, 표지판이 헷갈림
보호자의 불편함: 정보 부족, 긴 대기시간, 예측 불가능한 진료 과정
의료진의 어려움: 업무 과중, 환자와 보호자의 기대 조율 어려움
청소 직원의 어려움: 바닥을 닦아도 금방 더러워지는 환경
약품 납품 직원의 문제: 병원 내부 동선이 헷갈리고 안내 부족
청각 장애인의 문제: 소음이 많아 안내를 제대로 듣기 어려움
장애인의 이동 문제: 자동문과 출입구가 불편하여 이동이 어려움
환경 문제: 대기실 내 소음 공해, 병원 내 쓰레기 처리 부족
사회적 불평등: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환자들이 진료받기 어려움
경제적 양극화: 비용 부담으로 인해 필요한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들
사람들의 감정: 초조함, 불안함, 답답함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관찰한 내용이지만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와.. 내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쓸 수 있다니 놀랍구나, '
결은 마지막으로 문제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곳에는 아픈 사람들뿐만 아니라, 보호자와 의료진,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제, 다음은? 해결책을 찾는 것! 하지만 그전에, 이 문제를 더 깊이 들여다봐야 했다.
결은 노트를 꼭 쥐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제, 어떻게 하면 병원이 좀 더 조화로운 멜로디가 될 수 있을까?’
Affettuoso, 아페투오소,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그녀의 모험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 음악적 용어(나타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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