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물빛생명굴색
“굴은 어떻게 생겨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매일 먹던 굴이 바다에서 어떻게 자라나는지 저도 잘 몰랐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굴은 바닷속에서 아주 작은 유생으로 태어납니다. 바닷물 속을 둥둥 떠다니던 유생은 적당한 바위나 다른 굴 껍데기, 해양 구조물에 달라붙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리 잡고 껍데기를 만들며 자라기 시작하지요. 마치 집을 짓듯, 단단한 석회질로 껍데기를 하나하나 쌓아 올리며 자랍니다. 보통 2~3년이 지나면 우리가 먹는 굴처럼 탱글탱글한 속살을 갖게 됩니다.
굴은 바닷물 속의 플랑크톤과 영양분을 걸러 먹으며 자라기 때문에,
물이 깨끗한 바다에서만 건강하게 자랍니다.
그래서 굴의 색과 맛은 자란 바다의 물빛을 닮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투명한 바닷물 속에 몸을 담그고 자라나는 굴은, 조개껍데기 사이에서 은은한 회백색 살을 드러냅니다.
마치 바닷물의 일부가 응축된 듯한 색이죠.
굴 껍데기의 바깥은 회갈색, 회청색, 흑갈색이 섞여 있고, 속살은 은빛이 감도는 회백색입니다. 이 색은 굴이 자란 바다의 환경과 연관이 깊습니다. 해류, 플랑크톤, 광량 등 다양한 해양 요소들이 굴의 색을 빚어냅니다.
특히 굴은 껍데기 안쪽에서 진주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이는 조개 속 진주층의 석회질 결정이 빛을 반사하면서 생기는 빛깔입니다. 그 은은하고 섬세한 광택은 ‘바다의 보석’이라는 이름을 실감케 합니다.
바닷속 미네랄과 영양이 가득한 굴은 그 색처럼 깊은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조리 방법에 따라 탁해지거나 밝아지기도 하지만, 신선한 굴 특유의 그 ‘투명한 회빛’은 항상 감각을 일깨우는 색입니다.
어릴 적, 겨울이면 아버지가 바다에서 직접 따온 굴을 껍질째 삶아주던 기억이 있습니다. 손으로 까면 미끈한 속살이 탁 트인 그릇 안에서 반짝였습니다. 추운 날, 입 안 가득 퍼지던 짭조름한 바다의 맛과 함께, 그 색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굴은 맑고 건강한 바다에서만 자랍니다.
바닷속 유기물을 정화하고, 수많은 시간 동안 조용히 제 자리를 지키며 껍질을 두껍게 만들어가죠.
바깥으로는 투박한 껍데기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은은하고 단단한 생명이 담겨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오늘의 좋은 지도자를 기다리는 국민의 마음과도 닮았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수면 위의 소란과 파도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깊은 바다 속 굴처럼 묵묵히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몇 년에 한 번, 한 표의 선택으로 바다의 물결을 바꿉니다.
지도자란, 굴처럼 투명한 환경에서 자라야 하고, 안으로는 단단한 윤리와 품격을 지녀야 합니다.
굴은 스스로 빛나지 않지만,
세월이 만든 진주처럼 값진 존재가 되듯,
우리의 소중한 한 표는 결국 그 진주를 품은 껍질을 고르는 일입니다.
깨끗한 바다에서만 좋은 굴이 자라듯,
투명한 사회에서만 좋은 지도자가 자랍니다.
바다는 우리가 만들고,
굴은 우리가 선택합니다.
무거운 국민의 선택에 올바른 사회로 모두가 행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