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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러코드 Aug 10. 2024

옷이 날개일까?

[패션디자인] 어떤 관점에서의 일을 말할까.

옷이 날개일까?

>> "옷"으로 전공을 할까? 나는 어떤 "옷"을 입고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처방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설계, 계획을 세우다, de+sign_신호, 표시, 부호를 새로 디자인하다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되어 진화되고 있다. 물론 푸드 디자인, 헤어 디자인 등의 직업에 '디자인'을 붙여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듯한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일에 붙이는 대명사가 된 듯하다.


디자인에도 종류가 많아서 섬세하고 관심이 많은 분들은 꼭 질문을 해주신다. 디자인에도 종류가 많은데 전공이 뭐냐고.. 저는 시각디자인 전공을 하였고, "시각으로 표현되는 부분의 모든 것을 다 해결하는 해결사입니다."라고 말한다.

디자인의 분야는 대부분 오감 중에 시각(視覺-눈)이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모자라 영화 <식스센스>가 생각난다. 몇 개의 대학에서는 패션디자인은 디자인분야에서 조금 다르게 해석을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쇼핑을 할 때 가전제품과 옷, 신발, 먹거리 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같은 제품인데도 미세한 무언가가 다른 것 같다. 그냥 제품이 아니라 나와 꼭 붙어있는 것에 대한 의미!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옷'이라는 제품은 특히 '나에게 맞는', '어울리는',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것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 생각한다. 또한 사람에 따라 '브랜드'도 중요할 것이다. 해외브랜드, 국내브랜드의 옷을 정하는 기준도 다르다. 옷에는 흔히 보이지 않는 속옷, 마구 보여주는 겉옷, 추워서 입을 수밖에 없는 외투, 이제는 모자도 양말도 패션이 되었다. 시계, 가방, 신발 또한 마찬가지다. 


모든 일과 전공을 선택함에 있어 마찬가지이겠지만, 내가 왜? 

관심이 있는지 심도 있게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예쁜 옷을 입는 걸 좋아하는지, 구매하는 걸 좋아하는지, 

옷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헤어, 가방, 허리띠, 시계, 구두가 자연스럽게 믹싱이 되는지, 

예쁜 옷을 입고 자랑하는 걸 좋아하는지, 

나는 모델인지, 

어떤 장소에서 필요한 옷을 구매할 것인지, 

만드는 걸 좋아하는지, 

기존에 있는 옷을 수선하는 걸 좋아하는지, 

명품 자체의 브랜드를 좋아하는지,

 등에 대한 무한한 의문이 필요하다.


전공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예쁜 옷을 입는 걸 좋아해서 배우고 싶은지,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옷을 디자인하고 싶은지, 

옷을 사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서 내가 만들고 싶은지, 

우연히 패션쇼를 봤는데 옷이 만들고 싶어 졌는지, 

학교 다닐 때 체육복이나 교복부터 마음에 들지 않은 마음으로 내가 다시 만들고 싶었던 건지, 

미싱이 좋은지, 

내가 만든 옷을 전 세계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건지? 

등에 대한 디테일하고 눈에 보이게끔 어떤 것을 하고 싶다는 설명을 자세히 할 수 있어야 목적이 정확하게 정해진다.


대부분 전공을 정하기 전에는 무슨 일을 정확히 하는지 무지하고, 경험이 없기 때문에 상상만으로, 혹은 내가 전공을 마스터한 후에 어떤 직업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디자인의 모든 프로세스는 문제해결이다. 꼭 디자인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과정과도 흡사하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나의 철학도,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질 것이다.


대부분 대학으로 패션디자인이라는 전공을 하려면 입학을 하더라도 아직 정확한 전공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대로 나의 "스타일"을 내가 입는 옷에서부터 연습하는 학우들이 있다. 전통의 브랜드, 내가 추구하는 방향의 디자인, 어떤 소재로 어떤 철학으로 디자인을 헸는지, 더 깊게 유학을 가서 공부할지 등 내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유수의 연예인들을 보면 집에 Dress room이 별도로 있다. 드라마에서 보면 재벌집에도 연예인 못지않은 드레스룸이 존재하고 심지어는 구두, 운동화 등을 집안에 고이 모셔두는 명품족들도 많이 보인다. 돈자랑을 하듯이 스트레스를 풀 때에는 내가 운영하는 백화점에서 몇 개 없는 리미티드 에디션의 명품라인을 모조리 구매하여 스페셜한 나를 스스로 인정한다. 과연 그러한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식일까. 나의 만족일까.


패션디자인에 대한 말을 하고 싶지만 학문적이라기보다는 "관점"에 포커스를 두고 감성적으로 상황에서 먼저 이해하려는 설명들을 하고 있다.


전공을 하지 않았지만 옷을 입는 센스를 보면 대부분 짐작한다. 어떤 성격인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졌는지, 어떤 습관으로 철학과 가치를 생각하는지 등에 대한 부분을 말이다.


고인이 되었지만, 스티븐잡스는 옷을 선택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그 유명한 "애플 프리젠테이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 청바지에 검정색 티만 매일 입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솔직히 직업에 따라 내가 얼만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긴하지만 나도 물론 "오늘 무슨 옷을 입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가성비 나쁜 시간을 헛투루 보내는 것일까. 사실 어릴적 약간의 연애인 병으로 인하여 편한 복장이나 슬리퍼를 신고는 동네슈퍼도 가지 않는 나였다. 결혼 후의 지금의 나는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그만큼 "습관", "태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에는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기때문에 말하지 않고 나를 모여주는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옷이 날개일까?"라는 가벼운 제목으로 시작했지만 나는 동의한다. 옷은 날개가 맞다. 어릴적 "왕자와 거지"라는 세계명작 동화에서도 나오고, "흥부와 놀부", "개구리 왕자" "선녀와 나무꾼" 등에서도 옷을 입은 사람의 겉보습을 보고 판단을 하니 옷은 날개가 아니고 무엇인가. 

나의 짧은 경험을 얘기해보면, 체구가 작은 나는 목소리도 어른스럽지 못해 옷을 잘 못 입으면 무시당하기 십상이었다. 학교에서 '조교'라는 타이틀로 두번 째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친정엄마께서는 "정장"을 사주신거다. 누가보면 "임용"된 줄 알겠다. 임용이 되지 않고도 학교에서 일하게 된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신걸까. 안타까운 마음에 우리딸을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그냥 영혼없이 축하하는 마음이었을까. 지금도 부모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철없는 나 이지만, 그 덕분에 지금까지 임용시험도 치지 않고 교단에서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옷", 나의 패션 덕분에,


학과장님께서는 조교선생님은 앞으로 교수가 될 사람이니 학생들에게 말을 잘 듣고 예의바르게 행동해달라는 가르침들도 한 몫을 하였지만, 매일 다른 조교들과 다른 패션으로 나름대로의 사명감을 가지고 "정장스타일"의 사무실 룩 패션을 고집하며 빼딱구두를 신고 뛰어다니며 일을 했던 나의 보이지 않는 무기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키가 작아서 구두를 신고 다닌 것도 있지만 패션 덕분에 운동화는 일년 중 체육대회하는 하루만 신었던 것도 이제보니 웃음이 나온다. 그 덕분에 지금은 왼쪽발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말이다. 


출산 전까지 몸무게가 별로 늘지 않아 옷을 매번 사지만 찢어지지 않으면 버리지 않던 내가 이사를 하면서 이사짐센터 직원이 하는 말, " 사모님, 도대체 직업이 머에요? 옷이 왜이렇게 많아요?" 였다. 그냥 웃고 넘였지만 이제는 좀 미니멀라이프를 위하여 큰 마음 먹고 조금씩 정리중이다. 경험 이야기로 말이 많았다.


전공의 입장에서 말해보면 다시 예술로 돌아가 예술적 작품으로의 공부를 할지, 상업적인 판매위주의 공부를 할지 먼저 생각을 하지 않으면 멘털이 흔들린다. 어떤 교수자 밑에서 수학을 하느냐에 따라 철학과 가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가깝지만 구매를 하기에는 먼~ 명품들은 대부분 제품이 메인이지만 패션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작가 혹은 디자이너와 콜라보를 하여 아트컬렉션을 선보이기에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치를 선보인다. 그리고 그 패션은 문화가 된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까르띠에, 구찌 등을 보면 "옷"에 대한 디자인 하나만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리스트들과 홍보팀과 함께 공간부터, 옷과 함께 할 모든 애플리케이션인 헤어스타일, 보석, 가방, 신발, 각종 아이템을 함께 세팅하여 제안한다. 단순한 옷만이 아니라 "스타일", 삶의 "가치", 그들만의 브랜드 "패턴"을 선보이는 것이다.


예술 작품으로든 상업적으로든 "패션쇼"라는 이벤트는 살아있는 예술이다. 음악과 무대, 모델, 조명, 시간대별 움직임 등 모든 것이 결국 "브랜드"이다. 


하지만 그 옷 한 벌을 "Select"하기 위하여 비밀스러운 악장이 시작된다. 상황설정을 하고 퍼소나를 정하고 어떤 소재에 어떤 콘셉트에 얼마의 제작비로 어떤 브랜드를 달고 유통할 것인가. 시장조사를 먼저 하고 리서치 된 내용들을 분석하고, 시기적으로 계절적으로 연령대를 파악하여 스케치에 들어간다. 패션은 재미있게도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이 별도로 존재한다. 제작하지 않아도 상상으로 잘 그린 "손그림 디자이너"가 필요한 것이다. 아이디어 스케치에 해당되는데, 러프하게 스케치만 하는 스타일, 디테일하게 생감과 라인, 소재등을 정확하게 표현한 썸네일 스케치에 작품형 일러스트레이터 등 단계별, 표현별로 다양하다.


수많은 스케치가 끝나면 나름대로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서 실을 선택하거나, 재료를 선택하여 재료공수, 어떤 사이즈에 맞는 샘플작업으로 제작을 위한 실제 1:1 사이즈 설계도면을 그리기 시작한다. 모델의 사이즈를 재는 방법부터 인체공학적인 부분을 이해해야 정확한 재료로 편안한 옷을 만들 수 있겠지.

바느질이 되는 부분, 자크, 단추, 디테일하게 디자인되는 카라, 호주머니, 손목 부분 등의 마감처리를 어떻게 할지에 따라 재료가 2-3배가 될 수도 있다. 겨울 옷이라면 오리털, 솜 등에 대한 재료도 필요할 것이다. 그럼 두께가 달라지니 또 다른 설계도면이 필요할 것이다. 색상이 나오기까지 천연염색, 인공염색 주름잡기 등 많은 가공방식들이 있다.


샘플이 완료되면 예술작품으로 남길 것인지, 어느 정도 수량으로 대량생산 할 것인지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학교 다닐 때는 어느 전공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샘플정도의 수준으로 최대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완성하고 패션쇼까지 마무리한다. 당연히 메이크업, 사진촬영, 조명, 연출 등의 상황도 숙지를 하고 있어야 하리라.


예술작품의 입장에서 보면 좋아해 주는 마니아가 없어도 나만의 철학으로 예술작품을 만들었으니 자유다. 하지만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누군가 많은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좋아해 주는 상업작품의 입장에서 보면 적당한 가격에 어떤 대상이 패션으로 즐길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물론 유명디자이너가 디자인해야 하지만 "브랜드"의 날개를 달면 어떤 디자이너와 상관없이 날개를 달고 그냥 이해당하고 인정받는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고 구조인 것이다.


얼마 전 유통에 따라 재미있는 책을 쓴 작가가 있다.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이소연 저>이다. 전 세계의 트렌드를 잘 읽고 매우 전략적으로 쓴 작품으로 기억한다. 세바시에서도 강연을 하고 제목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면서도 큰 교훈을 주는 것 같다. MZ세대들의 진정한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카피들이다. "기후위기와 패스트패션에 맞서는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을 설명을 하면서 쓴 작품이다. 매일 지나다니는 지하상가에서는 5천 원, 만원 안의 옷들을 판매해서 나도 모르게 거의 매일 옷을 구입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왜 이렇게 옷의 가격이 싼 걸까? "라는 의문에서 쓰인 책이었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 리서치를 해서 알아보니 전 세계 옷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사회적인 처리, 불편한 유통과정 판매되는 상황들에 본인도 매번 나도 모르게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옷을 구매하지 않은지 5년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힘들었지만 정확한 나의 철학이 있으니 물러서지 않고 나 혼자라도 환경을 지키기로 결심했다는 나의 뇌피셜이다. 


비슷한 철학을 가진 명품브랜드로 급부상한 "파타고니아"가 있다. 기후위기, ESG경영 등으로 대기업부터 시작하여 개개인까지의 습관, 태도,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미국의 친환경 패션 브랜드로 유명하다. 소비의 흐름을 정확하게 캐치하여 똑똑한 마케팅으로 상위권으로 급부상하였다. "Don't buy this jacket" 과감히 이 재킷을 사지 마라고 외치며 환경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각인시키며,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가치를 진실되게 보여주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주머니에서 돈을 쓰게 만든다. 


최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거나 플라스틱 소재를 재가공하여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기업들, 사회적으로 제2국가들의 노동의 가치와 기부, 봉사 등으로 가치를 새롭게 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교육을 먼저 받기보다 아르바이트로 옷을 판매하는 판매직부터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다. 무엇보다 나의 철학과 기업의 철학이 통했을 때, 패션도 우리들의 삶으로 하모니된다. 본인이 패션브랜드를 가지고 본인의 스타일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갖는 것, 동대문시장에서 잘팔릴 것 같은 옷을 때와서(사와서) 재판매 하는 것, 쇼핑몰에서 리뉴얼한 옷이나 다양한 종류의 옷을 판매하는 것 등 또 다른 관점의 직업들이 존재한다.


패션디자인을 한다고 하면 아직까지 수작업으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니다. 22년 전 대학을 다닐 시절에도 막 컴퓨터가 유행하던 시절에도 "패턴", "텍스타일 디자인"의 무늬만드는 일을 컴퓨터로 하였고, 지금도 컴퓨터로 대량생산해야하나는 이미지나 쇼핑몰 판매 등은 컴퓨터로 이루어진다. 건축처럼 모든 부분에 만능이 되어야 패션디자인을 소화해 낼 수 있다. 


더 많은 이야기들과 디테일한 상황들이 있지만 전공을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직업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지"에 대해 정리해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전공이 아니지만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입장이시라면 "윤리적으로 나의 옷 소비는 어떻게 되는지", "나의 철학으로 전 세계 환경이 어떤지", "내 건강, 나이듦으로 인하여 내 패션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가볍게 한번 해 보는 것도 나를 되돌아보고 정리하며, 미래의 나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관점에서 전공을 선택할지, 구매를 선택할지 

한 번 더 고민해보고 실천하는 내가 되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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