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상#글#에세이
보고 싶지 않다. 외면하고 싶다. 그러나 결국엔 마주할 수밖에 없다. 내 명치에 깊게 난 흉이 그렇다. (비단 나뿐이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있고 외면하고 싶은.)
내 경우엔 평상시엔 앓지 않으려 외면을 잘하는 편이다. 그러나 어떠한 노력에도 외면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나의 엄마의 한숨을 들을 때면 꼭 그렇다. 죄 많은 딸인지라 엄마의 한이 어린 숨을 들을 때면 그 숨들이 공기를 타고 내게로 와 심장을 조이는 기분이 든다. 저릿하고, 갑갑하다.
그래도 애써 모른 척 외면을 한다. 그게 우리 가족이, 아니면 나만이 생을 버틸 수 있는 (일단은)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 부모가 결혼을 한 지, 26년의 해가 지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