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일기 #김광석
삶을 버틴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전 운동을 한다. 하루를 길게 쓸 수 있다는 장점과 퇴근 후 무수한 유혹에 흔들려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단점이라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몸뚱이 덕에 늦은 오후가 되면 쌓인 피로가 쓰나미처럼 몰려온다는 것이다. 그래도 살만하다.
운동과 일, 일과 운동의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어연 약을 먹지 않은지 7개월이 지나가고 있고, 그래도 숨이 붙어 있는 걸 보면, 나름 잘 조절하며 살고 있는 듯하다.
삶을 버틴다고 말하는데, 여전히 버티는 삶은 쉽지 않다. 여전히 나를 흔드는 건 흔들리는 나 자신뿐이다. 아슬아슬 영점을 잘 유지하고 있으나 틈틈이 부는 바람에 쓰러질듯하다.
어떻게 해야 삶을 올곧이 이끌어갈까. 내 어깨 위 짐을 조금 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의 유일한 탈출구는 생을 마감하는 것이기에, 탈출구보단 비상구를 찾아보려 한다. 가끔 몰래 나가 졸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욕 한잔에 담배한대를 태우는 그런 곳을….
김광석의 목소리는 늘 많은 위로가 된다. 십 대부터 좋아했던 그의 읊조림이 서른넷의 지금도 잔잔한 위로를 가져가준다. 살아있는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듣지 못한 게 오늘따라 많이 아쉽다. 그래도 여섯 해는 같은 땅을 밟고 있었다는 것에 작은 만족을 해본다.
운동을 마치고 출근을 하는 길은, 개운하기도 하고, 현생을 걸어야 하는 시간이기에 먹먹하기도 하다. 귓가엔 끊임없이 그의 목소리가 울린다. 한 시간 남짓한 출근길 큰 위로가 된다.
오늘도 잘 버텨볼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