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글
예전에 누군가 내게 글을 써주었는데, 그 글의 문장 중 하나가 이랬다.
“당신의 인생이 여행이라 느껴진다면, 그 여행을 함께하고 싶다.”
십 년도 더 된 문장이다.
니체의 말이라는 책을 읽다 위의 문장을 떠올리게 하는 페이지가 있었다. 아마 그 당시의 그 사람은 니체를 읽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긴 늪에서 나와 볕을 쬔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요즘에야 인생이 여행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늘 이런 삶을 살고 싶었으나, 지난 시간 내게 인생은 지옥 같았고, 불구덩이 같았다. 살아있는 것이 고통인 생이었다. 삶의 이유는 없었으며, 버텨야 하는 이유만 있었다.
고통의 정점에서 죽을 수 없는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뒤, 다잡은 마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내 인생을 바꾸었다. 어쩌면 나는 born to be blue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스스로가 자신을 구렁텅이로 몰았던 것은 아닐까. 그게 내 본연이라고 각인시키면서.
내 남은 2023년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겠으나, 아직까지의 2023년은 지난 서른세 번의 해와는 다른 것은 분명하다. 욕심을 내보자면, 남은 올해도 좋았으면 좋겠다. 다시 무너지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