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살아온 생에서도 분명 사랑을 했겠지만, 지금처럼 마음을 먹고 사랑을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뭐 그냥 좋으면 좋았던 거였거든요.
가볍게 만남을 이어갈 줄 알았습니다. 제 마음이요.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연애를 할 생각을 없었으니까요. 마음이 커질 것이라고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되었으나, 이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는 못했어요. 그냥 좋아하는 연인관계정도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말도 안 되게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되려 어릴 때보다 더 옆도 뒤도 보지 않고 직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무척 많이 겁이 나고 무섭고 두렵습니다. 그래서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루만 더, 일주일만 더 사랑하고 생각해 보자. 이런 생각을 한지 좀 오래된 것 같아요. 사실 오래된 관계도 아니긴 하지만요. 연애 초반부터 제가 불안해했던 건 아마 당신도 알고 계시겠죠. 그게 아직 여태 이어져옵니다. 마음이 더 커질수록 같이 자라나요.
괜찮을 시기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직 제가 온전히 괜찮아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제가 괜찮아진 줄 알았고, 이렇게 마음이 자라날지도 몰랐기 때문에…
저는 한 번도 먼저 관계의 끈을 놓은 적이 없습니다. 그간의 삶이 그랬어요. 연인이든 친구든 뭐가 됐든. 근데 대부분 깊은 관계를 맺게 되면 끝은 결국 안녕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두렵습니다. 당신과 저의 끝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내일의 마음까지 끌어다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다할 때까지는 견뎌볼예정이에요. 정말 저는 당장이라도 운석이 충돌해 세상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