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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낮잠 Jul 13. 2017

기록

3막의 반이 지나고 있어요. 


7

인위적임 없이
아무 의도도 목적도 없이
그저 스르르 파도에 발목을 적시듯

시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저쪽으로 다시 그 옆길로 아니 또 다른 쪽으로 

어딘가로 조금씩 이동하는 것 밖에


10

짧고 굵은, 금세 사라져 버린 몇 번의 순간적인 의지와 열정.

되풀이되는 플랜 B의 무기력함과 불확실함. 뭐 어떻게든 살겠지. 길어야 몇십 년이다.

끊임없이 저려오는 손목. 이제는 여러 차례 물에만 닿아도 쓸리거나 닳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슬퍼왔지만 그럼에도 충만하고 따듯하게 느껴지는 시간들이 지나고 있다. 이것조차 길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돌고 도는 일상을 지나면서도 아주 작지만 빛나는 초록색 희망. 나는 그것을 쥐고 있었다. 어쩌면 언제나 나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어두었는데 그것은 오랜 시간 동안 빛을 숨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처음 보는 보석같이 개츠비의 그것같이 반짝거리며 내게 빛을 보내고 있었다. 


붉은 어떤 것이 자꾸 어른거렸다. 무엇 때문일까. 

일상에서 저항하는 방법 중 하나는 시를 쓰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녹색을 가까이 두고 싶어 졌다. 사실 언제나 그랬다. 그가 내게 '당신은 숲에서 살아야 할 것 같아'라고 말했던 것처럼.


1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운명에 맡기고, 

항상 성장하는 삶의 과정에서 행복을 찾아낼 것.


13

대략적으로 커다란 그림을 그려보았다. 정신세계를 공부하는 일. 학문 연구, 에너지를 쏟을 것이 내게는 항상 필요한 것 같다. 매번 스치는 짧은 꿈들은 파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감사하는 나날들. 3막이 끝나가는 지금, 4막을 앞두고 방향이 정해졌음에 나는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잘할 수 있을 것만 같고, 또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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