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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낮잠 Feb 01. 2018

마지막 날 그리고 첫날

어제 그리고 오늘

해는 지고 시간이 되어 퇴근을 해야지 하고 컴퓨터를 끄려던 차,

얼마 전에 본 영화 '패터슨(Paterson, 2016)'의 잔상이 묘하게 남아 괜히 먹먹해졌다. 

매일 생각하지만 어렵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는지. 


세월과 시간에 순응하고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면서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대해 불만이나 지루함 없이 산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느낀다.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지나갔고 어느 순간 컴플레인 없이, 무던하고 묵묵히 살아가고 있지만.  


익숙한 날들 속에서 비밀 노트에 시를 적어 내려가는 버스기사 패터슨은 꼭 나를 닮은 것 같기도 했고, 내가 그와 같기도 아니 그는 누구나 같기도 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 속에서 가까스로 반짝이는 시간을 잡고 그 자신과 닮은 담백한 시를 써 내려갔는데 그의 알 수 없는 표정을 보면서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놓치기를 여러 번 반복했던 것 같다. 성실하게 또 꾸준히 일상을 살아내고 한 줄 한 줄 글자를 써 내려가는 그를 뒤쫓아 가고 싶었다. 나는 어디쯤 왔을까 그리고 얼마큼 더 갈 수 있을까, 내게 남아있는 시간은 얼만큼일까 그걸 알게 된다면 무엇이 바뀔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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