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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는 생략합니다

by 초록낮잠



나의 혈관에서 흘러나온 검붉은 찌꺼기와

아직 남아서 꿈틀대는 생명력으로

색이 없는 별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쥐어짜듯 아니 자연스레 글자를 눌러 적어 바람에 날리듯 엽서를 보내고 싶었지만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막막함이 어떤 글자로 표현될 수 있을까


나는 제로의 세상에 사니까 희망이란 애초에 없는 단어라서

그냥 밥을 잘 차려먹고 노란 조명 아래 메이를 쓰다듬고

산책을 하고 하늘에 걸린 달을 본다


나는 완전히 완전하게도 평온하게 살아있고

나 스스로와 두 발자국 가까워졌다


꽃이 모두 지고, 가루가 되어도

땅속이든 물속이든 어디론가 날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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