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행복한 연말 되세요
너무 많은 곳들을 추억으로 만들어 버렸다. 어디를 가도 종종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고 때문에 상실과 상실감은 따로 온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고 생각한다.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살 수 있는 날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지금처럼 이렇게 반성이나 하며 배 따습게 누워 술이나 홀짝홀짝 거릴 수 있을까? 정말 그렇게 마지막을 보낼 것 같다고 생각하고 보니, 내 얼굴이 정말 아무런 기대도 희망도 삶의 생기도 찾아볼 수 없는 백발의 노인처럼 보인다.
모든 걱정들과 욕망들과 후회들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희망이 신을 대신한다고 하는데 내겐 희망까지 없으니 그저 울다 웃을 뿐이다.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고 싶다. 다시 눈을 뜨면 고양이의 세계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