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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다움 Dec 22. 2023

마케팅 팀이 또 사라졌습니다

4번째 팀 해체, 콘텐츠/브랜드 마케터로 살아남으려면?

이 글은..


4년 차 마케터인 필자가 계속되는 팀 해체 이슈로, '안 되겠다 이거.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번뜩 들어 적습니다. 성공 사례도 정답도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하거나 앞으로 하게 될 주니어 마케터 분들이 참고하시고 한 줄기 인사이트가 되면 좋겠습니다. 또는 경험이 더 많으신 분들의 조언도 환영합니다!



1. 계속되는 팀 해체, 이건 우연이 아니다  


힘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첫 회사에서도 '마케팅' 직무에 몸 담으면서 3번이나 팀 해체 경험을 했는데, 이번에 이직한 회사에서도 8개월 만에 팀이 해체되었습니다.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제가 느낀 공통적인 요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회사 내 주요 결정권자가 '콘텐츠, 브랜딩'의 중요도를 높이 사지 않는다
(2)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이 없다
(3) 따라서 회사의 조직개편 시, 공격 대상이 되기 쉽다
(4) 불경기에는 더더욱이요


*그동안의 팀 해체/변경 이력

-A사 영업기획팀 마케팅 (1년) 2020.7 ~ 2021.7

-A사 브랜드마케팅팀 (2개월) 2021.8 ~ 2021.10

-A사 마케팅기획팀 (9개월) 2021.10 ~ 2022.07

-B사 컨텐츠기획팀 (8개월) 2023.5 ~ 2023.12



마케팅 <=> 커피 한 잔의 여유. 모순적인 둘의 조합.




2. 회사 "수익"에 기여하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래야 안 없어집니다. 사실 모든 마케팅이 이렇게 존속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CRM 마케팅처럼, 수치화가 용이하고 성과가 회사 수익과 직결되는 마케팅 조직은 사라지는 경우가 거의 없죠.


문제는, 수치화가 어렵고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이 없는 "콘텐츠, 브랜드 마케팅"입니다. 제가 했던 마케팅이 대부분 그러한 류의 일이었고, 대략 나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A사 영업기획팀 마케팅 (1년) 2020.7 ~ 2021.7
ㄴ네이버 키워드 광고, 배너 제작, 블로그 운영, SNS 강의

■ A사 브랜드마케팅팀 (2개월) 2021.8 ~ 2021.10
 ㄴSNS 운영, 인플루언서 협업

■ A사 마케팅기획팀 (9개월) 2021.10 ~ 2022.07
ㄴ브랜드 협업, 인플루언서 협업, 브랜드캠페인, SNS 운영

■ B사 컨텐츠기획팀 (8개월) 2023.5 ~ 2023.12
ㄴSNS 운영


업무들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팬을 만들고, 호감도를 상승' 시키기 위한 콘텐츠/브랜딩 업무들이죠. 당장 돈은 못 벌면서, 나가는 비용이 더 많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자칫하면 눈엣가시가 되기 쉽죠. 단기간에 성과 나기 힘든 영역인 게 사실인데, 회사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동안 조직장은 계속 바뀌고 팀이 사라지는 걸 정말 많이 목격했거든요.


경험이 없던 시절에는, 단순히 운이 없고 시기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팀 해체 이슈가 비슷한 이유로 반복되는 걸 보고 저는 이제 안주할 수 없습니다. "바뀌는 조직장, 없어지는 팀"이 이 직무를 이어나가는 이상, 이제는 남일이 아니라는 위기의식이 듭니다.




3. 콘텐츠/브랜드 마케터가 살아남으려면


물론.. 안정적인 직무로 바꾸는 것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간 제가 걸어온 길과 경험들로 비추어 봤을 때, 일단 저는 이 일을 계속 디깅 해보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4년 차니까..!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조금은 무모하고 막연한 의지와 함께 말이죠..!


그렇다면, 제가 "더 이상의 팀 해체 없이"

콘텐츠/브랜드 마케터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돈이 되어야 한다




★★★★★회사 수익과 직결되는 메인 목표를 설정, 전략을 수립할 것.


     (1) BEST : '매출'을 KPI로 설정한 콘텐츠/마케팅 액션. 이 직무에서 매출을 목표로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콘텐츠/브랜딩을 반신반의하는 회사에서 팀이 인정받고 안정화되려면 실행 전략을 짤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2) SECOND BEST : '인게이지먼트, 팔로워, 도달/조회수, 유입'과 같이 브랜드인지도, 커뮤니티화, 화제성 등을 임의로 수치화. 저는 대부분 이런 것들을 메인 목표로 운영을 해왔는데요. 최소한 이렇게라도 정량 성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세컨드 베스트. '결국 그래서 그게 회사 수익에 어떤 도움이 됐는데?' 하는 숙제는 남습니다.

 


★★★ 기획을 할 때도 감이 아닌, 데이터 기반 기획을 할 것.


     콘텐츠/브랜딩 기획이라는 게 사실 딱딱 떨어지는 영역이 아니라서, 어쩔 때는 그냥 던져본 게 반응이 터지기도 합니다만. 그런 경우는 정말 드물죠. 예산과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 서브 콘텐츠 선에서는 그런 시도도 좋습니다. 하지만 메인은 항상 통계/데이터에서 시작하고, 결정하는 것이 나중에 성과 점검할 때나 설득할 때 유리하다고 느꼈어요.



★★★ 성과를 '기획' 요인과 결부 지어 정량 수치로 증명할 것. 


     성과를 증명할 때도, 어떤 기획적 시도 때문에 어떤 효과가 났는지 수치로 증명해야 합니다. 명확할수록, 잘 된 콘텐츠는 인정받고 안 된 콘텐츠도 다음 대책에 대한 신뢰를 얻게 되죠.



저예산 고효율 전략은 항시 대기. 


     돈은 돈대로 쓰면서,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팀은 되지 않는 걸로요.. 물론 예산을 많이 써야 더 탄탄한 기획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저예산으로도 가능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매번 예산이 빵빵하지는 않을 텐데, 그때마다 '돈 없어서 못해요' 하면.. 그래서 저는 기획뿐만 아니라 촬영 or 포토샵 or 영상 제작 능력도 어느 정도 있는 마케터가 유리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4. 결국 쓸모 있는 마케터가 되려면  


돈을 안 쓰고도 해낼 수 있거나,

돈을 쓰면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어야 한다.



냉정한 현실. 내년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불경기가 계속되는 시점에서, 돈만 쓰는 마케터는 가치를 증명하기가 더 어려워요. 이 글에 적은 인사이트들을 토대로, 나의 콘텐츠나 브랜딩 활동이 어떤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더 뾰족한 해답을 찾는 것이 남은 과제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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