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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jaC 카작 Mar 13. 2020

기후위기가 부른 코로나19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바이러스 자체가 주는 무서움도 보통이 아니지만, 그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풍경은 가끔 섬뜩하기도 합니다. 최근 봄 날씨에 공기도, 하늘도 꽤 산뜻했는데 통 살랑거리는 기분이 안 드는 것도 코로나19 때문이겠지요.


공교롭게도 근래 이맘때면 꼭 야외활동을 주저하게 됐습니다. 이전엔 미세먼지가 문제였고, 올해엔 코로나19가 심각하네요. 엄밀히 말하면 요즘은 미세먼지에 더해 코로나19까지, 겹겹이 난관에 봉착한 셈입니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궁금해서 살펴봤습니다. 알아보니 이 모든 원인엔 기후위기가 자리하더군요.



코로나19도 인수공통감염병?


먼저 미세먼지 문제 조금만 짚고 넘어갈게요. 이게 기후위기 때문이란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바다얼음이 녹으면서 계절풍을 약화, 대기정체를 부르는 뭐 그런 식입니다. 사실 대기정체 그 자체가 이상기후 현상입니다. ‘블로킹’ ‘대기 동맥 경화’라고도 불리는 비정상 녀석입니다.


이놈이 주는 피해는 한반도 쪽에서 꽤 큽니다. 지구온난화는 제트기류, 즉 한반도에 걸치는 북위 30~60도 사이를 일직선으로 감싸고도는 강풍의 길을 구불구불하게 바꿔요. 심할 땐 제트기류를 끊기도 하죠. 끊어진 구간에는 고기압이 형성되는데, 그래서 공기 흐름이 가로막혀 대기가 정체된다고 합니다. 미세먼지가 흐르지 않고 하늘에 고이게 되는 셈입니다.


네, 일단 그건 그렇고요. 코로나19 사태에서 기후위기는 어쩌다 원흉으로 지적받았을까요.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그 발병 원인이 박쥐 등 동물 때문이란 분석이 높아서입니다. 중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발원지는 우한 화난수산시장으로, 박쥐 등에서 발원한 바이러스가 수산시장에서 팔린 야생동물을 매개로 사람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답니다.


물론 반대 주장도 있습니다. 중국의 몇몇 교수들은 바이러스가 우한시 질병통제센터(WHCDC)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거론합니다. 화난수산시장에서 약 280m 떨어져 있는 곳이라는데, 박쥐 605마리를 비롯해 여러 동물들을 데려와 실험실에 보관 중이라고 해요.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거라는 게 이들 생각입니다.


책임 소재가 공공기관인지, 민간시장인지 차이가 날뿐 동물이 근원이란 사실은 똑같습니다.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인수공통감염병, 즉 동물을 매개로 인간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보는 게 현재로선 그럴듯해 보입니다. 이를 전제로 삼았을 때 코로나19가 기후위기와 뗄 수 없는 문제가 되는 겁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이란 게 대개 그렇거든요.



건강위기 부르는 기후위기


기후라는 게 인간 환경에도 큰 영향을 주지만 동물에게도 마찬가집니다. 문제는 기온이 변화하면서 일부 동물들의 품종도 변화가 이뤄지는데, 여기서부터 전염병 확산 가능성이 커집니다. 기온이 상승해 질병 매개동물 및 병원체의 성장속도가 증가하고요, 강수량 변동 및 홍수로 인해 모기 등 흡혈생명체의 종이 다양화하거든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기후위기 요인과 관련, 이산화탄소의 증가 등 대기환경의 변화는 매개 동물의 수명을 연장합니다. 강수량 변화 및 잦은 홍수는 모기의 품종 변화를 일으키는데, 산림자원의 훼손과 같은 이유로 정작 숙주동물의 면역기능은 약화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교류가 증가하다 보니 매개 동물 및 병원체 이동도 늘었습니다.


해수온도 상승도 비슷합니다. 이는 비브리오균이란 것의 증식을 높인다고 합니다. 자연히 관련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죠. 이 같은 환경 변화에 쥐, 조류 등 야생동물의 분포와 이동경로도 확산 형태로 변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꽤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도 이런 맥락에서 철새의 이동에 따른 것으로 기관은 분석했더군요.


정구 기관의 진단도 동일합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주요 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 감염병의 발생 양상’ 논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는 질병발생의 주요 연결고리인 매개체의 생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명확히 합니다. 2003년 최초 유행한 ai 발생 19개 농장을 조사한 결과, 오염된 차량으로 인한 전파가 58%, 지역적 확산 전파가 27%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이 앞으론 더욱 심해질 듯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2004년 ‘합동 인수공통전염병 전문가회의’에서 인수공통전염병의 출현이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었답니다. 적중했죠. 최근에만 ▲2003년 사스(사향고양이) ▲2010년 신종플루(돼지) ▲2014년 에볼라(박쥐) ▲2015년 메르스(낙타) 등이 문제였습니다.



무책임한 발전에 '폭망' 우려


기후위기가 무분별한 산업 발전에 기인한 것이란 말은 귀가 따갑습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이는 여러 번 강조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러려니 지나쳤다가 만회 못 할 악재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에 의한 감염병 확산, 그로 인한 시민건강 악화는 두말할 나위 없겠죠. 허나 그뿐일까요. 잘 살아보겠다고 간과했던 기후위기가 되레 경제 폭망을 안길 수 있습니다.


봅시다. 에볼라의 경우 한국은 비껴갔으나 서아프리카를 파국에 몰아넣은 진범으로 꼽힙니다. 그 시기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이 전망된 기니, 나이지리아,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이 에볼라 직격탄으로 오히려 경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해당 국가들의 총생산(GDP)은 적어도 12%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프리카는 멀죠? 한국을 봅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2003년 사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전 세계적으로 약 55조6000억원에 이릅니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6%포인트 잠식됐어요. 각 국가의 소비심리를 악화는 당연하죠. 내수 경기 침체됐고요. 세계 7위 수출국, 그 안에 수백 만의 자영업자가 있는 한국의 현실이 예상은 되시겠죠.


메르스의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경제 성장률 0.4%포인트 하락으로 추정합니다. 실제 메르스 여파가 유독 거셌던 2015년 6월 국내 소매판매는 4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어요. 전월 대비 3.7% 감소입니다. 큰 피해입니다. 정부는 메르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약 6조3627억원으로 추산했었답니다.


코로나19요? 더 심하죠. 행정안전부 2월 파악현황을 보면 서울의 경우 중국행 여행상품의 경우 아웃바운드 95%, 인바운드 74%가 취소됐습니다. 부산의 전통시장 방문고객은 50% 감소했고, 관광지로 유명한 제주 지역에서는 호텔과 렌터카 취소율이 80~90%에 달합니다. 다 빼고 한 눈에 볼까요. 지난달 28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000선 붕괴됐습니다.



진짜 잘 살려면?
기후위기 대응 '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논문을 보니 이런 통계가 있더군요. 2005~2007년 3년 동안의 전염병 발생을 기준으로 온도변화에 따른 전염병 발생을 예측한 결과, 우리나라의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할 경우 5가지 전염병의 평균 발생률은 4.2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답니다. 5가지 질병은 각각 렙토스피라, 말라리아, 세균성이질, 장염 비브리오, 쯔쯔가무시증입니다.


참고로 국내 질병관리본부 보고에 의하면 모기가 바이러스를 전파해 발생시키는 말라리아 환자가 1990년 6명에서 2006년 2051명으로, 뎅기열 환자도 2001년 처음으로 6명 발생해 2006년에는 35명으로 증가했고, 진드기 매개 전염병인 쯔쯔가무시증은 1994년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 2007년에는 6480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요.


위 전반사항을 살폈을 때 결국 답은 ‘필수적 기후위기 대응’으로 귀결됩니다. 한국 정부는 1998년 에너지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이 경제의 장기 발전방향과 부합된다는 인식 하에 관련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IPCC 4차 보고서 이후에는 기후위기 적응 정책이 여러 관련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이 대목에서 아마도 미흡한 점이 적잖을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써보려 합니다. 우선 코로나19 사태가 기후위기와 무관치 않음을 많은 분들이 짚고 넘어가셨으면 합니다.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우리의 실천사항은 검색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지구봄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가능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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