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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ze Jul 03. 2018

생각의 기쁨

유병욱


기획자나 마케터들이 쓴 책들을 읽다보면 

당연한 얘기다 싶은 말들도 많지만

도끼처럼 내리찍는 말들이 너무 많아서

흘러내리기 전에 담아놔야겠다 싶은 마음이 든다.


가장 크게 울린 말은

"인생은 결국, 어느 순간에 누구를 만나느냐다.

근데 인생에서 만난 '누구'가 반드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는 책이기도, 영화이기도 했다."


나는 사람과 공간과 시간의 영향을 지극히 많이 받는 사람으로

내가 스쳐지나간 모든 것들에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약간의 운명론적인 관점이 섞인 이말에 너무 공감이 됐다.


하나 더 공감이 갔던 건 우리는 모두 하나의 책장이라는 말.

내 책장과 우리 대표님의 책장은 다르다. 관심사가 다를뿐더러 그 양에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사실 나는 내 책장의 가장 가운데 2칸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을 좋아한다.

이석원과 김동영의 모든 책이 꽂혀있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주제의 책들이 모아져 있는 곳이라서 

그냥 보고만 있어도 뿌듯함과 편안함이 차오른다. 


각자의 생각이 담긴 책장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서비스에 녹여내보고자 했다. 

각자 담아놨던 아티클들과 인사이트를 얻는 다양한 소스들을 공유한다면

그것도 그 사람의 책장을 공유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

1. 창의력은 스퀴즈 아웃 squeeze out이 아니라 스필 오버 spill over가 되어야 한다.

발상은 짜내는 것이 아니라, 채운 것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도록 해야 한다. 


2. 빈틈에는 중력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 중에 '말 없는 자는 상대를 수다쟁이로 만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 말을 많이 하면, 내 말이 끼어들 틈이 없죠. 상대가 과묵하면 나도 모르게 그 틈을 메우려 들게 됩니다. 어떤 콘텐츠든 수신자로 하여금 들어올 여지를 주면, 나도 모르게 개입하고 싶어지고, 일단 개입이 시작되면 그것에 대한 관심도 달라집니다.


3. 크리에이티브해지는 방법은 간단하다. 당신의 라이벌들이 하는 방식을 모두 모아 적어봐라. 패턴이 있을거다. 그 모든 것을 정반대로 만드는 것은 굉장히 힘들거다. 가능하지도 않고. 대신 몇 가지 패턴 중 딱 하나의 포인트만을 완전히 다르게 바꿔봐라. 놀라운 결과가 있을 것이다. 


4. 우리는 모두 하나의 책장이다. '나의 책장이 꼭 완벽하고 거대할 필요가 있을까?'

나보다 좋은 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 책장에서 굳이 답을 찾느니 그 분야에 정통한 남의 책장을 열어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에게 없는 책을 내가 가지고 있다면, 나 또한 나의 책장을 언제든 활짝 열어주면 되지 않을까요? 


'나'라는 이름의 책장에 사람들이 더 많이 들르게 하려면 일단 꾸준히 가꿔야 할 겁니다. 시간을 들여 틈틈이 새 책을 들여놓아야 할 겁니다. 


사람이라는 이름의 책장. 그 크기와 모양, 꽂힌 책들은 각기 다르지만, 바로 그 이유로 더 매력적인


5. 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

대교약졸 : 큰 솜씨는 마치 서툰 것처럼 보인다. -노자


6. 나는 깊게 파기 위해서, 넓게 파기 시작했다. '깊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의 땅 파기는 복불복이다. 어디가 깊게 들어갈 땅인지 모르니, 일단 '어느 곳이든' 파보라는 겁니다. 스피노자의 말처럼, 

깊게 파려면 일단 넓게 파봐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예상치 못한 어느 영역이 '쑥 내려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이 생각보다 짜릿하다는 걸 알게 되고, 그렇게 자신만의 깊이가 조금씩 생기는거죠. 


'생각의 땅파기' 팁을 드리자면, '이러이러한 것이 좋다더라'하는 남들의 의견보다는 본인의 직관에 의지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유 없이 마음이 가는 것, 꽤 오랜 시간 동안 나를 당겨온 것들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살면서 내 안에 쌓이 결핍이라든지, 본능적으로 끌리는 취향 같은 것들이요. 이런 것들이 '땅 파기'의 무서운 동력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래서 남의 의견보다는 '내 생각'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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