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쓰기 싫어질 때

그래도 써봤다.

by 김감귤























시가 쓰기 싫어질 때

_김감귤_

시가 쓰기 싫어질 때,
글을 잡아 보았다.
내가 글을 잡는 것이 아니라,
글이 나를 잡는 것 같다.
서로서로 잡는 것인가?

굼벵이처럼 느릿느릿 글자를 늘어뜨려본다.
꾸무럭 꾸무럭 꿈틀꿈틀하게
시나브로로 글을 써볼까?
나무늘보처럼 글을 움직여볼까?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현실의 문제들은 나를 더욱 잠식시켜
잠수시키고 도망가게 하며
시를 외면하게 만든다.

시가 쓰기 싫어질 때,
글을 마주 보았다.
어두컴컴한 이불을 덮고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서 글을 잡아본다.

시가 쓰기 싫어질 때,
글을 포기해 봤다.
생각들이 요동처서 나를 훔쳐본다.
기억들이 몽글몽글 가득 차오른다.
이런 걸 청개구리 심보라고 할까?

반대로 되는 그런 것.
이상하고, 이상한 그런 것.
하지만, 그래도 한 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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