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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심플맘
Jun 30. 2022
보통 만들기 대작전
평균의 굴레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정신 못 차리면 사교육의 늪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아이는 학원을 7,8개 다니고 있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으로 '나는 그러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의 굴레에 빠질 듯 위험을 느낍니다.
초등학교 2학년에는 음악학원을 보내서 악보를 보게 하고
생존 수영 시작 전에 수영을 익혀야 하고
3학년 때는 미술 스케치하는 법을 익혀야 하고
문해력을 키우려면 한문을 알아야 하며
수학 어려워지기 전에 영어를 잘하게 만들어야
수학 공부할 시간이 난다는
아주 보통의 이야기.
(다 적어 놓고 보니 숨 막히네요..)
저도 모르게 사교육 진도에 따라 아이를 키워야겠다는 조급함이 느껴집니다.
이는 아이의 취미나 흥미가 아니라
학교 진도에서 뒤처지지 않을 정도만 해줘야 한다는 압박감.
'보통 이 정도는 해줘야'한다는 평균의 굴레.
내 아이가 뒤쳐져 의기소침해질까 엄마의 걱정이 녹아있기도 하며
그 속에 다른 아이보다 뒤처지는 꼴은 못 보겠다는 솔직한 속내가 있습니다.
저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못해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강단 있는 엄마는 더군다나 아닙니다.
얼마 전, 아이가 학교에서 만들어 온 만들기 작품과 그림을 보고 고뇌에 빠졌습니다.
이건 못해도 너무 못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아무래도 미술 학원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처럼 매일 그리기까지 함께 할 여력이 없는 저는 학원을 생각합니다.
그래도 마지막 저의 신념인 아이에게 물어보기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아이에게 미술학원을 다니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한 작품이 못했다며 엄마에게 보여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잘했다고 해주길 기다렸나 봅니다)
엄마의 반응을 보고 의기소침해진 아이는 다닌다고 하였지만 추후 진짜 다니고 싶은 게 맞느냐는 물음에
아이는 자신이 굳이 미술학원을 다니고 싶지 않다고 솔직히 얘기합니다.
아이는 그날 그 기분을(그림과 만들기를 못해 의기소침해하던 기분) 툭툭 털었고 그림을 못 그린다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다만, 엄마가 '다른 아이에 비해 쳐지는 상태'에 놀랐고 '아이가 못해서 의기소침해질 것이라'예상해서
학원을 보내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그림에 시간을 쏟을 생각이 없습니다. 요새 푹 빠져있는 '내일은 실험왕'을 보고 어떤 실험을 할지 상상만 해도 즐겁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저는 '보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에 빠져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부분에서 '보통'을 만들겠다는 저를 경계해야겠습니다.
지금은 그냥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밀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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