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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Sep 26. 2022

오, 나의 소비 1. 단발과 찰떡 모자!

모자 소비의 정당성을 찾아서

가을볕이 뜨거워졌습니다.

백수가 된 후로 알바몬을 수없이 드나든 결과

아이 학교 간 사이 하루에 딱 세 시간 일 할 수 있는 ,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습니다.

최저시급 자리, 1시간 9,160원.


개인이 하는 의류 쇼핑몰 업체였고 검수 및 실밥 정리, 포장을 하는 자리입니다.

하루 3시간을 하기로 계약했지만 시간을 다 채우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전날 매출에 따라 물량이 달라 2시간만 하고 온 적도 있고

 2시간 20분만 하고 온 적도 많습니다.

그러니까 저의 하루 벌이는 18,320원에서 27,480원 사이입니다.

거기서 최종적으로 3.3% 세금도 냅니다.

만약 제가 일하는 곳까지 버스를 탄다면 왕복 2,900원이 듭니다.

많이 일한 날의 10%도 넘는 비중입니다.


맙소사!

절대 안 돼!! 버는 돈에 비해 차비가 너무 많이 듭니다.

걸어 다녀야겠습니다. 걸으면 35분, 버스 타면 20분 거리.

건강을 위해서는 걷는 게 좋겠지요?

돈도 아끼고 건강해진다니 최고의 선택입니다.


그런데 그냥 맨얼굴에 걷기에 가을볕이 너무 좋습니다.

안 그래도 기미가 이미 올라온 얼굴인데 무방비로 다니다가 큰 일어나겠습니다.

나중에 나이 들어 아르바이트비 모은 것보다 더 많은 돈을 피부에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안 되겠지요?


그냥 있는 모자 쓰면 안 되겠냐고요?

나름 의류업계 출신에 의류 회사 알바를 하는데 패션을 무시해선 될까요?

안되죠.. 절대 안돼요.

40이 넘어도 패셔너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누구에게? 글쎄요.. 그건 저도 잘..


그래서 며칠 째,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고민만 하던 코듀로이 코르덴 모자 하나를 샀습니다.

얼굴을 다 가려주고 꾸안꾸 느낌 팍팍 주지 않습니까?

저의 짧은 단발에도 찰떡궁합!


가격은 18,500 원 + 배송비 3,000 원 총 21,500원입니다.

총 7.5회 버스 왕복비이며

하루 일당과 비슷한 가격입니다..

그래도 해도 다 가려주고 모자를 머리 안 감아서 쓰는 느낌도 안 줘서

무지하게 마음에 듭니다.

토요일에 배송받자마자 주말 내내 쓰고 다녔습니다.

모자야, 올 가을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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