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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사는 마케터 Z Apr 29. 2024

한국인들이 캐나다 워홀에 후회하는 가장 큰 이유

[D+160] 워홀 6개월차가 해외로 떠나는 것이 두려운 당신에게

# 인사이트 15 캐나다에서도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 그러니까 무려, 달리는 버스(Street car)*에서 벌어진 야간 술 파티 형태의 팝업 스토어가. 이 프로모션에서 집중해야 할 포인트 중 한 가지를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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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쁜 진주양파와 중동의 참깨페이스트 Tahini,

인도의 스낵과 중국의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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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캐나다 워홀에 후회하는 가장 큰 이유

나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일기는 주로 시간 순서대로 작성된다.

다음 이야기는 친구없이 지낸 어학원 초기, 캐나다 외톨이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하여 이번 만큼은 나의 사회적 명예를 위하여 이 이야기부터 하기로 결정했다.

저 친구있어요!

정신차려보니 워킹홀리데이 6개월차

워킹홀리데이는 대체 왜 올까? 나의 시작에는 사실 별 이유가 없었다.

회사가 나를 퇴사 시켜주지 않아서 홧김에 서칭하다 알게 되었는데, 마침 그 당시의 내 나이가 워킹홀리데이 막차였다. 이걸 놓치면 캐나다 워홀은 갈 수 가 없는 거구나!

(지금은 연령제한(35세)과 기간(2년씩 2번 총 4년)이 모두 바뀌었다.)

* 4년차에 들어서던 마케터가 퇴사를 못해서 워홀을 시작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보다 이전에는, 그냥 언젠가 한 일년 쯤 외국에 나가 살아보고 싶었다. 우물안 개구리의 세상이 얼마나 바뀔까가 궁금했다.

고작 일년인데 어떻게 그 곳에 사는 사람과 같겠냐는, 꽃밭같은 생각으로 하는 여행말고 무슨 가치가 있겠냐는 말 반, 일년이나 되는 시간을 다른 곳에서 사는 데에 낭비해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냐는 말 반.

누군가에게는 고작 일년이고 누군가에게는 일년이나 되는 시간.

지금 이 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순간이다.

사실 나가고자 마음 먹으면 워홀이 문제였을까?

그리고 그 말을 듣던 순간에 '내 인생에서 가장 나이가 많던 나'는 수많은 저주에 자꾸 흔들렸다.

새는 알을 깨야만 나올 수 있다지만* 나이가 많던 -그 순간의- 내 힘으로는 도저히 알을 깰 수 가 없을 것만 같았다.

(물론 여기서 나오는 '내 인생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던 나'는 지금의 나보다 몇 년 어리다. 어휴, 이 어린 친구야.)

그래서 캐나다 워홀의 랜덤추첨이 끌렸다.

뽑기래. 가고싶어도 아무나 갈 수 없대.

난 어디에 있든 열심히 살 테니 이번 한 번쯤을 내 선택을 하늘에 맡겨봐도 되지 않겠어?

What do you want to do if you win the lottery?

하루는 어학원 토의 시간 주제가 이것이었다.

"복권에 당첨되면 뭐하고싶어?"

재미있게도 정말 많은 수의 학생들이 '평생 여행을 다니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내 대답은 뭐였냐면,

"이후의 내 삶과 주변의 삶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복권 금액이 많다면, 평생 공부나 하고 싶어."

그렇다. 나는 지금 하고싶은 것을 하고 있었다. 늘 돈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내가 그 모든 돈을 털어 여기에 와 있게 될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노파심에 덧붙이지만, 비용이란 늘 행동력과 의지와 운에 달린 문제라 돈을 아주 적게 쓰고도 잘 살수도있다. 모든 사람이 나와같은 것은 아니니까.)

인비테이션을 받고 한국을 뜨기까지 아무 생각 없었는데, 한가지는 확실했다.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

무계획같은 건 걱정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바쁘게 살고 있을 거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노는 것도 힘들다

얼마 전엔 마침내 영어 인터뷰를 겪었다.

내 인생 최초의 영어 인터뷰, 그것도 몇 건.

긴장으로 나오던 말도 안나오던 와중에 한 회사는 내게 그런 질문을 했다.

"그럼 그 동안 어학원만 다니신거예요(공부만 하신거예요)?"

만 5개월,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캐내디언 복지 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영 수업에 등록해서 영어로 수업을 듣고,

캐내디언 도자기 클래스에도 나가고 있고,

캐나다에서 마케팅 수업을 듣고,

여전히 마케팅 칼럼을 쓰지만 이제 영어로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캐나다에서 새로운 시장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마케터로서 새로운 컨텐츠에 도전해보고,

* 하이네켄의 캐나다 마케팅에 관한 칼럼

https://brunch.co.kr/@ziaewithaz/57

한국에서는 보기힘든 식재료로 요리를 해보고,

수업에서 만나는 캐내디언들과 영어로 스몰톡을 할 수 있게되었고,

사사롭게 연락해서 시시덕 거릴 수 있는 브라질지언인, 태국인인, 타이완인인, 마다가스카르인인, 일본인인, 중국인인, 멕시칸인, 페루인인, 콜롬비아인인, 에콰도르인인, 이란인인, 터키인인 친구들이 생겼다.

처음만난 친구들과 오로지 영어로 대화하며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친구의 집에 초대되어 파티를 했고, 음식을 만들어주고,

친구들이 소개해주는 그 나라 음식을 먹어봤다.

그들의 문화가 한국과 얼마나 다른지 배웠다.

내 세상이 얼마나 좁았는지도.

(단적으로 콜롬비아는 계란프라이와 케첩을 같이 먹지 않고, 브라질리언들은 기본적으로 하루에 세번 샤워를 한단다. 상상도 못해본 다름.)

그 뿐인가, 어쨌든 인터뷰 기회도 얻었다. 아직 좋은 결과는 못 얻었지만 어라, 하면되네? 하는 긍정의 감각은 아마 평생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내 인터뷰 이야기는 내 친구들에게도 영감을 줬다.(고 확신한다.)

나의 워홀생활 중간평가

나에게 주어진 워킹홀리데이는 1년이다. 그리고 지금 그 반이 흘러가고있다.

'1년 동안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알바와 여행 뿐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1년은 짧아서 네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1년은 너무 길어서 네 인생의 절반을 낭비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어쩌면 나는 또 한번의 기회를 얻어서 캐나다에서 살게될 수 도 있다.

아무튼 온갖 저주와 위협을 들어가며 나와있는 것치고는, 지금까지의 캐나다 워홀라이프의 자평은,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 경험을 한국에서 적용해서 커리어적 성장을 노려 볼 수 있겠다, 정도.

한국 학생들이 캐나다 워홀을 후회하는 이유

나는 한국을 좋아한다. 어떻게 한국의 모든 면을 사랑하겠나, 그냥 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한거지.

동시에 캐나다의 이 느긋한 무드(아직까지는 여행객과 한 달 살이의 중간에서 느낄 수 있을)도 좋아한다.

캐나다의 TTC(대중교통)는 절대 좋아할 수 없지만.

(연착이 일상이지만 아무도 항의하지 않는 버스와 역안에서조차 모바일 데이터가 제대로 터지지 않는 지하철 이야기는 다음에 해보겠다.)

그러나 어학원을 다니면서, 분명히 캐나다의 '느긋한 무드'에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많이 보았다. 한국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캐나다를 좋아할 수도 없다는.

제목에 대문짝만하게 '한국 학생들'이라고 적었지만, 이 것은 모든 이방인들이 함께 겪는 어려움이다.

힘들어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공통점은 '음식'과 '시간', '외로움'이었다.

그 중에서도 시간과 외로움의 문제.

그래서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 아니면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야기.

계획은 없어도 괜찮았다. 그러나 취향은 있어야했다.

앞에서 말했지만, 다음 이야기는 내가 어학원에 다니고도 외톨이었던 이야기다.

나는 꽤 독립적인 사람이다.

친구와 함께 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이 꼼지락 꼼지락 뭔가를 하느라 항상 바쁘고, 혼자 돌아다니거나 먹거나 놀거나 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나의 경우, 갑자기 비어버린 시간과 관계를 규칙적인 취향으로 채우는 것이 꽤 도움이 됐다.

매주 운동을 나가고, 그림을 그리고, 도서관에서 취향에 맞는 무료 수업을 찾아다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