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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 Aug 03. 2020

부자가 되고 싶어

- 오늘의 질문

[트와이라잇]의, 미국에서 영원한 삶을 사는 에드워드의 집안은 엄청난 부자다. 잘생기고 능력 있는데 돈이 없다면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 반감되기도 하려니와, 쉬지 않고 살아가자면 돈이 꽤 필요하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에 그들은 부자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많은 능력 중 어떤 것이 돈을 가져다준 것일까? 영생 가능한  몸도, 잘생긴 외모도 아니다. 주식시장 동향을 알아낼 수 있는 예지능력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나오는, 일본에 살고 있는 무토 하루미 씨 역시 상당한 부자다(트와이라잇에 비하면 보잘것 없다). 뱀파이어에 비하면 별 능력 없는 '한낱 인간'일 뿐이지만, 그녀에게는 일본의 버블경제에 대해 예언해줄 잡화점의 편지가 있었다. 기적이라는 말이 괜히 사용된 것이 아니다.


[별에서 온 그대]이지만 한국에 살고 있는 도민준 씨도 엄청난 부자다. 불사에 준한 삶을 살고 있으니(외계인이라 신체적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역시 경제적인 문제를 잘 해결해야 했을 것이다. 미국의 뱀파이어보다 오히려 능력은 더 뛰어나서 예지력도 있고 순간 이동도 가능하며 시간마저 멈출 수 있지만, 돈을 번 방법은 매우 고전적이게도 부동산이다.



드라마던 소설이던 '상상력'은 상식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독자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수준이어야 받아들여 주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됐어'라고 퉁친다고 '음 그렇군'이라고 호락호락 납득해주지 않는다. 어린애들이 흔히 하는 것처럼 '원래 그래'라고 주장해봤자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최대한 현실을 반영해서 그럴듯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작가의 의무다. 발 딛고 있는 곳의 환경에 가장 어울릴만한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1970년 이전의 한국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거나 하면 곤란한 것이다. 당연히 과거의 이야기가 많이 가미된 현재의 상황이 불려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미국 사람이 생각하는 부자 되는 방법은 주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한동안 전 세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부동산 폭락장에서도  해지펀드 매니저들이 큰돈을 번 것은 사실이다. 예지력이라는 것이 있다면 주식 시장에서 발휘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빙고, 부동산이다.




코로나로 잔뜩 위축이 된 요즘에도 부동산 이야기가 시끄럽다. 부자가 되자면 '부동산'밖에 없다는 것을 드라마가 알려주지 않아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다. 부동산 관련법을 누가 만들었고, 당사자는 얼마의 이익을 봤다는 뉴스가 이어진다. 이익을 본 금액이라는 것이 또한 어마어마하다. 또박또박 월급 받아 사는 입장에서는 볼 때마다 입맛이 쓰다.


그런데 한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나보다 오래 존재하는 것'을 소유할 방법이 있을까? 20년을 사는 강아지, 고양이를 알뜰하게 보살피고 사랑스럽게 함께 '반려'할 수는 있지만, 몇 백 년 사는 고래나 거북이를 돌볼 수는 없다. 내 삶이 그들의 삶보다 짧아서 도대체 '책임져'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식이나 후세의 사람에게 뒷일을 부탁한들 내가 사라지고 나면 확인할 방법도 없거니와 제대로 된 소유의 의미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하물며 땅이다. 빅뱅이래 별 일을 다 겪으며 살아온 대지를 내가 온전히 '소유'하는 것이 가능할까? 모를 일이다.


이유가 뭐든 간에 나 역시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자, 드라마와 뉴스가 정답은 알려 주었다. 문제는 그것과 더불어  반드시 필요한 '예지력'이 내게는  없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내가 제일 걱정이다.


-오늘의 질문 :  특별한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능력을 갖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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