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화요커피회 여섯번째 이야기- 함께하는 작가 이사님, 팀장님
'사소함'을 온전히 선택하다
항상 바쁘게 살아왔다. 모범생, 회사원, 엄마 -- 학교, 회사, 가정
주어진 일을 하는 동안, 사실 나 자신에 대해서는 그렇게 뭘 해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사님과 팀장님과 함께하는 <화요커피회>는 내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 호기심을 갖는 것, 즐기고 누리는 것에서 선택한 시간이다.
<커피회 운영 방법 설명>
1. 한 달에 한번, 순서를 정해 멤버가 추천한 카페를 함께 간다.
2. 커피회 공식 일정은 한시간 정도. 오직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모인다.
3. 커피를 즐겁게 마신다.
4. 카페를 추천한 멤버가 글을 쓴다.
우리의 핵심은 거리와 상관없이 카페를 정하고. 이동시간이 더 길 지언정, 그 카페의 선정. 그날의 커피, 그날의 커피회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 한시간을 소중히 한다는 것이다.
별 것 아닌거 같은 그 사소함은 온전히 나를 위해서 선택했다.
혼자서도 얼마든지 좋은 카페를 선정해 다닐 수 있다. 그것 역시 좋다.
하지만, 3명의 멤버가 매달 커피회 일정을 잡고, 오직 그 한시간을 위해 모이는 커피회의 시간은 깊다.
< 6월 화요커피회 >
일시 : 2025년 6월 19일(목) 오전 11시
장소 : 헬카페 로스터즈 - 이태원역
화요커피회로 시작하여 목요일에 하고 있는 6월 커피회를 헬카페에서 가졌다. 아직 아이가 청소년인 나의 시간을 배려해서 선배님들이 자유롭게 요일을 조정해 주었다.
3명 커피회 멤버 가운데 가장 커피를 모르고, 심지어 수면 문제로 잘 못 마시고 있는 사람은 나다. 팀장님 찬스로 알려주신 카페 후보안들의 정보와 후기를 공부해서 6월 커피회 장소로 <헬카페>를 골랐다. 헬이 정말 Hell, 지옥 일까 싶었는데, 많은 자료들을 보니, 그 '지옥'이 맞다고 한다.
디올의 poison 포이즌(독) 향수 처럼, 부정어지만, 강렬한 이미지로 쓰는 키워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마 강배전을 메인으로 하고, 주인장들의 개성을 담은 카페라는 의미를 담은 것 같다. 올해 다닌 카페 중에서 강배전 커피는 처음이었다. 우리 멤버들은 비교적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헬카페는 강배전이라 산미가 있지 않은 커피 위주다.
첫번째 주문는 헬라떼 부드러운맛, 클래식 카푸치노를 각각 주문했다.
헬라떼의 경우, 카페 바리스타 분이 직접 오셔서 영상처럼 내려 주신다. 바로 받아서 탁자에 내리지 말고, 한모금 먼저 먹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셨다.
사진을 위해서 이사님이 내려서 찍고 마셨는데, 바리스타님이 다시 오셨다. 내려놓기 전에 바로 마셔야 한다고 한잔을 더 내려주신 셈.
오호....!
이래서 '헬카페'인가? 자신의 카페 고집을 강하게 지키는 느낌과 개성.
이날 헬카페에 대한 느낌을 <타인의 취향에 놀러온 느낌>이라고 민이 팀장님이 정리해주셨는데, 딱 맞는 표현 같다.
두번째 주문은 생강차, 당근쥬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로 한잔씩 더 마셨다. 우리는 방문해서 맛있으면 2잔을 마신다. 정말 이 카페만을 오기위해 오늘의 이 시간을 나선 것이기 때문에, 오늘 하루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이 카페를 잘 즐기는 것.
그 사소한 선택이 나의 뇌와 마음을 쉬게 하는 것 같다.
의외로 이 카페에서 당근쥬스도 유명했고, 생강차도 직접 만드신다고 했다. 아니라 다를까 둘 다 만족했다.
제목에서부터 고른 <타인의 취향>이 헬카페와 잘 어울렸다. 팀장님의 표현을 쏘옥 가져다 쓴다.
남들이 가는 커피의 길보다 주인장이 선택한 커피의 맛을 기준으로 헬카페의 자기만의 취향, 자기만의 세계에 놀러오라고 문을 활짝 열어놓은 느낌이다.
카페를 바로 마시든, 잠깐 내려놓고 사진을 찍든 그 맛의 차이가 아주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바리스타님의 제안대로 바로 그 잠깐의 시간 차이에도 바로 먹었을때가 분명 더 맛있다.
그 고집.
자기 분야에 그런 개성은 너무 매력적이다.
헬카페를 만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 다녀온 느낌이다. 이태원이라는 동네가 주는 약간의 이질적이고, 뭔가 카페가 없을 자리쯤에 위치한 그 낯섬 까지도.
뭔가 헬카페 스럽다.
이건 헬카페를 가본 자 만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커피회가 계속 될수록 글에서도 힘을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글쓰는게 업이고, 취재기자 출신이다. 뭔가 커피와 카페를 논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 인터뷰라도 해야 하나? 라는 사명감도 들었었다.
하지만, 커피회의 시작은 '나' 였다. 나를 위한 커피 경험.
사장님과 눈이 마주치고 자연스럽게 인터뷰가 된다면 인터뷰..
아니라면 아닌대로.. 되면 되는대로..
커피회의 사소함과 소중함은 내게 편안하고 오래 함께하고 싶도록. 부담감은 저 멀리 내려놓을 생각이다.
일기처럼 쓰면 좀 어떠랴..
한량처럼 커피를 마시고,
한량처럼 커피회 글도 쓰고,
할 일 없는 사람처럼 그날의 추억에 그냥도 잠겨 본다.
한국은 너무 좋지만,
한국의 경쟁은 머리가 아프다.
가만히 있어도 경쟁하고 있는 듯한 한국 사회에서 나 역시도 계속 무엇을 찾는 느낌이다.
우리는 더욱 '이완'이 필요하다.
'이완'의 명약은 감히 '커피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헬카페에서 천국을 맛보고 왔다.
헬카페 로스터즈
서울 용산구 보광로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