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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씨 Oct 18. 2022

[퇴사기록] 그냥 쉬려고요. 너무 지쳤거든요.

5년 차 대리의 퇴사기록

그냥 좀 쉴게요.


퇴사 전에는 백수가 되면 큰일 날 것만 같았다. 무조건 환승 이직이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도저히 안될 것 같아 퇴사 먼저 했다.


내가 퇴사한 이유는 지쳐서이다.

작년부터 극도로 지쳐있었는데 버티고 버티며 다녀왔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소진되었다고 판단되었고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퇴사 선언을 하자 돌아오는 말들은 무턱대고 나가려고? 였다.

'다른 회사 붙었어?'
'아니오.'
'퇴사 후 뭐하려고?'
'그냥 쉬려고요.'
'그냥 쉰다고? 어디 여행이라도 가?'
'아니오. 그냥 쉬면서 국내나 둘러보려고요.'
'다른 계획 생길 때까지 다녀보지 그래?'
'괜찮아요.'

쉬고 싶다는 이유는 퇴사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보다.

지쳐서 건강상 문제가 오기 전에 스스로 마음을 챙기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누군가에게는 대책 없는 퇴사라고 여겨질 수 있다. 그렇고 말고.


누군가에게는 더 이상 못 갈 것 같아 쉼표를 찍는 과정일 수도 있다.


오죽하면 그냥 쉬고 싶었을까는 생각하지 못하나 보다.

갈아 넣는 게 당연한 곳이었으니...

연말까지 다닐까도 생각해봤지만 연말까지 다니면 급 퇴사할 것 같아서 미리 나온 것도 있다.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조금 쉬고 다른 도전을 해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채용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넣어야지 했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상태라 일단 회사를 가고 싶지 않았고 새로운 회사 역시 당장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이력서가 써질 리 있나. 이력서 파일만 켜놓은 채 멍 때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과감히 충분히 쉬고 지원하자 싶어서 일단 나왔다.


재취업이 늦어질 수도 있지만 나를 믿어주기로 했다.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누가 나를 믿어주겠는가.

가끔은 나만 이렇게 모지리 같이 사나 했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노자도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꼈다니. 대부분 사람이 불안함을 숨기고 사는 것이 아닐까.


어른이 되어 만나는 철학(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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