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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내가 차를 좋아하게 되다니

얼죽아 회원 탈퇴

by 너굴씨

겨울에도 곧 죽어도 얼죽아였던 나도 나이가 들수록 따뜻한 차를 찾기 시작했다. 일단 차가운 걸 마시면 속이 시리고 소화가 잘 안 됐다. 언젠가부터 따뜻한 것을 찾게 된 나. 따뜻한 커피도 좋지만 차도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는 것이 아주 많았다. 처음 차에 발을 들이게 했던 것은 바로 오설록 '달빛걷기'다. 고객 중 한 분이 선물해주신 거였는데, 아저씨처럼 뭘 이런 걸 주나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아니, 차가 이렇게 달다고? 했는데 티백 안에 별사탕이 들어있었다. 그럼 그렇지. 그래도 음료수도 아닌 차가 이 정도 맛이라면 인정이다. 그 이후로 오설록에 있는 차 종류를 몇 개 시켜먹어 봤는데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웨딩 그린티, 동백이 피는 곶자왈, 삼다연 제주영귤, 레드파파야 블랙티 다 좋지만 그래도 오설록 티 중 나의 원픽은 달빛 걷기다. 쌍계명차는 수국차. 겨울에는 작두콩차.


베스킨 31보다 골라 먹을 것이 더 많은 차.


차에 대해 지금보다 더 잘 몰랐을 때 녹차, 홍차, 우롱차, 보이차가 다 같은 찻잎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모두 '카멜리아 시네시스'라는 차나무의 잎이다. 하지만 차나무에도 여러 품종이 있고 기후나 토양에 따라 찻잎이 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녹차, 홍차, 우롱차, 보이차의 차이는 발효(산화) 정도다.


▷ 녹차(발효도 0%, 불발효차): 잎을 따자마자 바로 찌거나 볶아서 열을 가해주면 효소가 변성돼 색을 바꾸는 작용을 못 하게 되는데, 이렇게 차를 우려낸 게 바로 녹차다.

▷ 홍차(발효도 80% 이상, 완전발효): 반대로 잎을 따고 시들 때까지 말린 후 잘게 으깨 세포를 파괴해서 세포 속 효소가 나와 충분히 산화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진한 적갈색의 차를 우려낼 수 있다. 이게 홍차다.

▷ 우롱차(발효도 20~60%, 반발효차) 우롱차는 중간 정도로만 산화시킨 것이다. 시들 때까지만 가볍게 산화시킨 뒤 가열하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얼마나 산화시키느냐에 따라 맛과 풍미가 달라져 우롱차는 녹차나 홍차보다 세세한 종류가 더 다양하다.

▷ 보이차(후발효차) 곰팡이 등 미생물에 의해 오랫동안 발효된 것으로 '홍차'보다 짙은 '흑차'로 통한다.

출처: 헬스조선


차가 싸진 않지만 커피 테이크아웃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니까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두고 마셨다. 나만의 힐링타임이랄까. 한동안 마음이 복잡할 때는 매일 아침 따뜻한 차를 우리며 마음을 다독였었다. 차가 우러나며 서서히 물들어가는 잔도 좋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나를 편안하게 해 줬다. 여전히 차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점점 진해지는 맛도 색도 매력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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