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문제야
아바타: 물의 길
<아바타: 물의 길>은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아바타 전작 이후 13년 만에 개봉한 아바타 2
너무 오래전에 봐서 아바타 1 내용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그저 'I see you' 대사 하나만 기억했다.
전편을 다시 보고 아바타 2를 볼까 하다 그냥 보기로 결정하고, 영상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3D로 예매했다.
전편 내용을 하나도 기억 못 해서 그런지 초반 5~10분은 내용을 파악하느라 온전히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저 캐릭터는 왜 저러지?'
'아바타는 본체가 있는 거 아닌가?'
'나비족과 아바타?'
가능하면 전편 요약정도는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몰라도 보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전편 줄거리를 알면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을 듯하다.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조금 부담스럽긴 영화를 보고 나면 왜 감독님이 3시간을 고집했는지 알 수 있다. 이후 인터뷰를 통해 감독님은 드라마 몇 편 정주행도 가능한데 왜 영화는 3시간을 넘으면 안 되냐며, 영화를 보다가 편하게 자리를 비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걸 보았다. 역시 시대를 앞서 문화를 만드는 감독님이다.
I see you
나비족은 생태계와 교감하며 있는 존중 한다. 아바타 1은 숲을 파괴하려는 인간과 맞섰다면 아바타 2는 바다를 노리는 인간과 복수에 눈먼 인간(?)을 다루고 있다.
아바타의 전쟁은 인간으로부터 시작된다. 광물을 위해 서스름 없이 숲을 파괴하고 나비족의 거주지를 빼앗고, 해양생물인 '툴쿤'의 뇌 속 물질을 뽑기 위해 툴쿤을 죽인다. 툴쿤의 시체에서 원하는 물질만 뽑고 커다란 몸은 그냥 버린다. 돈에 눈이 멀고 인간의 영생을 위해 다른 것은 희생해도 된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의 죽음은 무서워한다.
현실도 아바타 2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과거의 전쟁도, 원주민의 땅을 빼앗은 것도, 현재의 생활방식도...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다.
사람이 관심 있는 것만 보인다고 아바타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한 나도 참 어이가 없다.
요즘은 ESG가 대세가 되며 친환경, 온실가스 감축, 생물 다양성 보호 등 흐름이 있지만 이 또한 인간을 위한 행동이지 않을까? 우리가 그리고 우리 후손이 이 지구에서 오래 살아야 하니까. 물론 이렇게라도 환경을 위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또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누군가는 부를 축적한다. 또한, 국가 또는 기업에서는 친환경을 내세우며 기술 장벽을 세우고 환경오염/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과금체계를 만들면서 개발도상국이 넘보지 못할 벽을 쌓는 것 같다. 100년 전에 환경을 오염시키며 발전했던 것은 덮어두고 이제야 발전해보려는 국가들에게는 환경오염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그리고 현재 기후위기는 선진국들의 산업화와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것이기지만 직접적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곳은 개발도상국이다. 피해는 피해대로 보고 산업발전도 막히니 퍽이나 억울한 일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대신 선진국에서는 기금 지원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이번 COP27에서 채택된 기후변화 피해를 입은 개도국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인 ‘손실과 피해 기금’을 선진국들이 조성하는 것으로 합의되면서 일단 갈등은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합의대로 실행하는지는 지켜볼 문제이다.
그냥 나는 나비족처럼 존중하며 공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도 나의 위선일지도 모른다.
물의 길은 시작도 끝도 없다.
물의 길은 모든 걸 잇는다.
바다는 네 주위에, 네 안에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