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해돋이를 보러 갔다. 작년에도 보러 갔었다. 새벽 6시 알람에 깨어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며 살짝 가지 말고 더 잘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귀찮음을 이겨내고 일출을 보기 위해 집 밖을 나왔다. 매년 해돋이를 보는 열정적이고 감성적인 사람은 아닌데 2년 연속 새해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사실 첫 직장생활을 할 때 새벽출근을 했던 터라 일출을 수없이 봤고 그때 평생 볼 일출은 다 봤다며 한동안 새해 해맞이를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재작년부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았고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새해 첫 해를 보며 올해는 잘 보내보자는 다짐하는 의식이었다. 거기에 조금은 귀찮지만 새해 첫날 귀찮음을 이겨내고 해돋이를 봤다는 성취감! 떠오르는 해를 보며 올 한 해 이루고 싶은 소원을 마음속으로 빌었고 해가 힘차게 떠오르며 내 미래를 밝게 비춰주는 것만 같았다.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바뀌었지만 숫자(연도, 나이와 같은 것)만 바뀌는 것이지 사실 똑같은 일상이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지만 나만의 이벤트를 만들거나 의미를 더하면 다른 하루가 된다.
이전처럼 새해 첫날을 침대에서 누워서 TV를 보며 시작하는 것보다 귀찮음을 이겨내고 일출을 보며 시작하면 더욱 의미 있을 것 같았다. '22년 첫날은 바다에서 일출을 봤고, '23년은 다리에서 일출을 봤어라며 기억에 남는 날이 되었다. 평소와 같이 자고 일어나서 일상을 보냈다면 뭘 했는지 기억이 잘나지 않았을 것이다. 꼭 해돋이를 보지 않더라도 본인만의 의미를 담아 하루를 보낸다면 기억에 남는 날이 될 것이다.
뇌로 흡수되는 정보가 많으면 시간을 길게 느끼지만 별로 기억에 남는 것 없이 지만 그만큼 짧게 느낀다고 한다.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할수록 기억이 많이 나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사건의 축적으로 인식한다. 어린 나이에는 저장되는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시간이 더욱 길게 느껴지고, 나이가 들면서는 저장되는 이미지가 적어지면서 시간도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 tvN '알쓸신잡'-
지난 몇 년간은 직장을 다닌 다는 이후로 회사-집-(가끔 운동/학원)만 해서 그런지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 하루하루는 늦게 갔는데 몇 년 통으로 시간이 훅 간 것 같아 아쉽다. 올해는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하면서 알차게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