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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Apr 04. 2018

누구나 마음속에 바다 하나, 동해안 라이딩(1)

하조대 해수욕장~주문진 해수욕장 왕복 40km 2018.3.30


누구나 마음속 바다 하나씩 품고 산다



지난겨울, 시간마저 얼어버릴 것 같은 추위 속에서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동해 바다를 달렸다. 속 아야진항을 기점으로 북쪽에 위치한 고성까지 두 번의 라이딩, 그 푸르름이 가슴에 아로새겨 있건만 계절의 변화는 또다시 바다에 대한 목마을 불러일으킨다.

왜 우리는 바다를 꿈꾸는가.

왜 우리는 바다를 그리워하는가.

이 길고 끝이 없는 여운을 가지고 봄날의 동해와 마주한다.


https://brunch.co.kr/@zigle386/33




일시 : 2018.3.31

코스 : 하조대 해수욕장 ~ 기사문해변 ~ 진교리해변 ~ 동산해수욕장 ~ 죽도해수욕장 ~ 인구해변 ~ 광진해변 ~ 남애해수욕장 ~ 주문진해수욕장 왕복 40km

자전거 : 로드




봄날 치고는 훌쩍 더워진 3월 마지막 날, 하조대를 향했다. 시야가 확 틔여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절경이 펼쳐진다.

하조대는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잠시 머물러 그들의 성을 따 '하조대 '라 불리게 됐다는 유래가 있다. 또한 예로부터 이곳을 지나는 이들은 이 수려한 풍경의 기운을 받아 10년이 지나도 얼굴에 산수 자연의  기상이 남아있다는 말이 전해 지기도 한다. 우리도 그 좋은 기운을 한껏 받으며 오늘의  라이딩을 시작했다. 



바다를 한눈에 조망하며 달리는 공도이다. 길이 좋아서 거침없이 달린다. 기사문해변, 진교리해변, 동산해수욕장까지 삽시간이다. 그 사이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길도, 소나무 숲길 사이를 가는 데크도, 구불구불 업힐도 있다.



동산해수욕장을 나와 죽도해수욕장을 향한다. 이 곳은 서핑족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다. 3월이라지만 아직 바다는 차가울 건대 주말을 맞이한 서퍼들이 벌써 파도에 몸을 맡기고 있다. 그 열정, 그들과 우리가 다르지 않다.

미루지 말고 마음을 아끼지 말고 지금에 충실한 삶. 현재의 내가 행복해야 미래의 나도 행복하다. 나태주 시인의 <아끼지 마세요>가 되뇌어진다.



죽도해수욕장의 활기를 뒤로하고 오늘의 회기점인 주문진해수욕장을 향했다. 알다시피 동해안은 이름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해변들이 이어진다. 어디를 들러도 다 주옥같다. 인구해변, 광진해변, 남애해수욕장을 지나 주문진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주문진 해수욕장에는 사람들이 꽤 있다. 다들 즐거운 표정이다. 이 곳은 넓은 백사장과 쪽빛 바다로 항상 인기가 많다. 모래사장에는 아기자기한 벤치와 그네도 여럿 있어 찾는 이들을 편안히 해준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공도를 포함해서 달리지만 그리 심한 업다운이 없어 문안하다.  꽤 오랫동안 주문진 해변을 즐기고 원점회기를 하여 오늘의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해변에서의 망중한, 동해 라이딩의 가치를 말해준다. 이 길은 무작정 달리기만 하기엔 아깝다. 비록 긴 거리를 달릴 수는 없지만 보고 즐길 비경이 많은 탓에 마음을 채울 수 있다. 후일 고성부터 동해안 일주를 할 예정이다. 그때는 이번과는 다른 라이딩이 되겠지만 많이 달리던, 적게 달리던 동해는 다 근사할 듯하다.

또다시 만날 동해 라이딩. 그땐 어떤 모습일까.


새로운 도전. 지금 이 순간이다. 마음을 아끼지 말자.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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