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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May 23. 2018

이토록 황홀한 블루, 화천 파로호

춘천역~배후령~파로호~춘천역 총 82km  2018.5.19



로드로 배후령을 첫 도전한 후 그 너머의 미지의 땅 화천을 향했다.

화천. 그곳에 펼쳐진 것은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세상.

청명한 공기에 푸르고 높은 하늘, 이어서 눈앞에 펼쳐진 파로호.

파랗다, 푸르다,

많은 푸르름을 경험했지만...

더 이상 어떤 표현으로 형용할 수 있을까.


이토록 황홀한 블루.

바로 화천의 하늘과 파로호의 깊은 물빛이다.




일시 : 2018.5.19

코스 : 춘천역 ~ 배후령 ~ 화천 파로호 ~ 산소100리 길 ~ 부다리터널 ~ 춘천역  82km

자전거 : 로드




5월의 두 번째 황금연휴 첫날.

로드로 처음 배후령에 도전했다. MTB로는 여러 번 완주했었다. 그때는 배후령을 지나 청평사로 가서 배를 타고 다시 춘천역으로 가는 코스였다.


https://brunch.co.kr/@zigle386/30


배후령 가는 길은 여느 때처럼 춘천역에서 시작했다. 스카이워크와 소양강 처녀상을 통과하고 소양 2 대교를 지나 길 건너 자전거길로 접어들어 배후령을 향한다.

로드로 오르는 배후령, 여전히 길고 만만치 않았다. 경사가 평균 6% 이지만 약한 업힐 구간들이 있어서 쉬엄쉬엄 오를 수 있었다. 미세먼지도 없는 좋은 대기질에 온도도 적당했지만 생각보다 라이더들은 적었다. 가을의 배후령과는 또 다른 모습. 녹음이 짙어지는 중이다. 여름을 준비하는 자연의 모습이 감탄스럽다. 정상에서 잠시 쉬고 화천 방향으로 다운힐 한다. 아직 로드의 다운은 힘들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꽉 잡으니 손도 아프고 팔도 아프다. 다운 속도에 대한 두려움을 언제쯤이면  극복할 수 있을까.


배후령정상너머는 38선 북쪽이다.


배후령을 내려와 화천을 향한다. 공도를 타고 내려간다. 이 길은 차들이 많고 속도를 내기 때문에 한켠에 붙어서 조심히 진행한다. 잠시 내려가면 GS25 편의점이 나오고 여기서 화천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이 곳에서 우회전하면 청평사를 향하는 고갯길이다. 편의점에서 보급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화천을 향한다.


화천에 들어서니 차도 적고 고즈넉하다. 역시 강원도 답다. 길도 좋고 하늘도 푸르고 공기도 좋다. 물론 이 날 대기질이 좋았지만 평소에도 이렇지 않을까. 청명함이 예사롭지 않다. 쾌적함 속에서 향하는 파로호. 기대된다.

파로호는 화천군과 양구군에 걸쳐있는 인공호수로 1944년 화천댐 건설로 만들어졌다.10억톤의 물을 담을 수 있는 규모이고 상류에 평화의 댐이 있다.

서서히 호수의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하고. 놀라울 정도로 푸르고 깊은 물빛이 눈에 들어온다. 동해의 쪽빛 바다와는 또 다른 푸르름이다. 파아란 하늘 아래 사무칠 정도로 푸른 호수, 자연이 만들어 낸 오묘한 색이다.




화천은 마치 강화도처럼 적당한 업다운이 반복된다. 재밌는 라이딩 코스이다. 게다가 공기도 좋고 차도 적고 노면 상태도 좋다.  한번 라이딩하기엔 아쉬운 코스이다. 파로호를 지나 춘천으로 향한다. 강 옆에 조성된 자전거길을 만났다. 화천 산소 100리 길이다. 강을 끼고 갈 수 있는 길이라 무척 아름답다. 마침 다음날이 화천 DMZ랠리 자전거대회가 이곳에서 개최돼서 몸을 푸는 라이더들을 여럿 만났다. 도전하는 이들은 언제나 멋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자신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시도 자체가 젊음이다. 나이가 들어도 부단히 도전을 멈추지않는 열정을 놓치고 싶지 않다.


자전거길이 끝나는 지점- 산소100리길이라는 표시가 있다.


산소 100리 길을 지나 계속 춘천을 향한다. 화천 외곽을 지난다. 화천 DMZ 자전거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쾌적한 공도 길을 달려 다시 자전거길과 만난다. '북한강 한강 합류점부터 103km'라 적혀있는 안내가 있다. 이곳도 북한강 자전거길이었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춘천이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듯하다. 계속 따라가니 잘 조성된 공원이 나온다. 마치 생태공원 같다. 우거진 숲과 그 사이를 통과하는 그림 같은 자전거길이다. 그늘에 텐트를 치고 한나절 푹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 여유와 편안함을 준다.


자전거길이 끝나는 지점


이 길을 끝으로 화천의 자전거길은 끝나고 공도를 따라 진행하다가 부다리터널을 통과 하여 춘천을 향한다. 공도라 조심해서 달린다. 그래도 춘천에 진입하기 전까진 차들이 그리 많지 않다. 춘천에 도착하여 소양강 처녀상을 지난다. 지난가을부터 부단히 지났던 곳이다. 낮보다 야간이 더 근사하다. 잠시 숨을 고르고 오늘의 82km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석양을 뒤로한 스카이워크
춘천의 소양강처녀상-멀리 소양2대교가 보인다


존 하비의 <이토록 황홀한 블랙>에서 저자는 같은 랙이라도 여러 가지 색감의 블랙이 존재하고 그것이 주는 다양한 느낌에 대해 이야기하며 블랙을 예찬한다.

나는 화천의 블루를 예찬하고 싶다. 그곳의 푸른빛도 다 느낌이 달랐다. 하늘도 공기도 나무도 호수도 다 그랬다. 서로 다른 여운을 주지만 또한 공통적인 것도 있다. 마치 습도가 낮은 여름날, 그늘 아래서 느끼는 한 줄기 바람 같은 청량함.

한 번의 라이딩으로는 아쉽다. 그곳의 구석구석이 궁금하다.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 찬 화천. 푸른빛의  꿈을 꾸며 다음 조우를 기대한다.


새로운 도전, 이토록 황홀한 블루




(추가분) 다시 찾은 화천 산소길 (꺼먹다리, 딴산 유원지 포함) 2018.6.2


너무나 황홀한 화천에 대한 목마름으로 6월 2일 다시 화천 라이딩을 하였다. 춘천역을 출발하여 배후령을 넘고 화천 입성을 했다. 파로호 까지는 저번과 같은 길을 달렸다. 이번엔 파로호를 조우한 뒤 다리를 건너 남쪽 춘천으로 향하지 않고 북쪽으로 향했다. 본격적인 화천 산소길과의 만남이다. 자전거길이 그림과 같다. 오른쪽으로 북한강이 청명하게 흐른다. 파로호에서 3.8km 지점에 꺼먹다리가 있다. 지금은 보수 중이어서 직접 걸어볼 수는 없다. 이 다리는 화천댐이 준공되면서 1945년에 건설되었고 나무 상판을 검은색 타르로 칠해 '꺼먹다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근대 가구식 구조의 교량이라는 의의가 있다. 다리를 멀리서 조망한 후 좀 더 북쪽을 향하면 딴산 유원지가 있다. 멋진 인공폭포가 있는 곳이다. 날씨가 연일 30도에 육박하니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잠시 폭포를 즐기고 춘천을 향한다. 남은 거리가 50km 남짓, 결국 이날을 90km를 달렸다.


꺼먹다리 전경
딴산 유원지의 인공폭포
배후령다운
화천 산소길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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