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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Apr 21. 2023

하남 당정뜰

산책 디자이너 라니씨가 추천하는 7월의 산책코스

푹푹  찌는 더운 날씨에 어디를 걷나?  

이럴 때는 물가가 좋겠지?  그늘이 있으면 더 좋고…

유튜브에서 한강공원 위례 강변길을 소개하는데 메타세쿼이아길이 보인다.  하남 당정섬, 하남 당정뜰이라는 낯설지만 매력적인 지명도 등장한다.  검색해 보니 미사리 한강변에서 팔당대교 사이에 있다.  개통된 지 얼마 안 된  지하철 5호선 종착역 하남 검단산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이다.  송파구에 사는 친구가 먼저 가보고 길 안내를 하겠다고 한다.  

시내에서 오려면 꽤 먼 곳임에도 당정뜰이라는 이름에 끌렸는지 더운 날씨도 상관하지 않고 친구들이 많이 모였다.  하남검단산역 3번 출구에서 우선 동쪽 산곡천 방향으로 가는데 큰길옆 숲길이 좋아서 오늘 하루 예감이 좋다.  

산곡천변을 따라 한강변으로 나가니 멋진 풍경이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팔당대교가 보이고 강 건너 맞은편에는 예봉산이 우뚝 서있다. 검단산은 등 뒤쪽에 있을 터이고.  왼쪽으로는 하남 스타필드와 하남 유니온 타워가 보이고 미사대로가 지나간다.  

중간에 간식시간도 가지면서 강물을 보며 나무그늘 아래를 더위를 잊으며 천천히 걸었다.  다만 중간중간 앉아 쉬면서 경치 감상할 벤치가 부족해서 아쉬웠다.

그렇게 한 시간쯤 걸으니 덕풍천이 한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지점에 거의 다다랐다.  

덕풍천 둑길은 봄에 벚꽃길로 유명하다고 한다. 내년 봄에 찾아갈 벚꽃길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지금은 그 벚나무길이 우리한테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주고 있다.  

덕풍천을 건너는 다리 덕풍교가 끝나는 모퉁이에 왼쪽으로 한식당이 있는데 안내하는 친구가 미리 봐 두었다는 곳이다. 평소보다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우선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전에 덕풍교 아래 덕풍천과 한강이 만나는 강변 둔치 가는 길에  당정뜰 표지석이 있으니 그 앞에서 증명사진 찍고 가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표지석 옆에는 푸드 트럭 두대가 서 있고 여기서부터 하남의 한강공원 당정뜰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그늘도 없는 뙤약볕 아래였지만 모두 기꺼이 사진 모델이 되어 포즈를 취한다.  

당정뜰이란 원래 옛날부터 있던 이름이 아니란다.  전에는 팔당팔화수변공원이란 긴 이름이었는데 2년 전 하남시에서 공모하여 선정된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근처 사는 사람들도 아직 잘 모르는 곳이란다.  하지만 당정섬은 원래 미사리 건너편에 있었던 섬으로 사람이 살던 곳이었는데 모래 채취가 한창이던 개발시대에 없어졌다가  한강 상류의 모래가 내려와 다시 쌓이는 바람에  섬으로  재탄생했다고 한다.  인간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자연의 힘이라고 할까?


식당에서는 마침 독립된 방에 들어갈 수 있어서 우리 일행만의 오붓한 점심시간을 가졌다. 식사 후에는 옆건물 위층에 있는 카페에서 후식하기로 하고 그리로 갔다.  강변이 보이는 전망 좋고 시원한 카페.  오늘 아침 만나는 시간에 지각한 친구 둘이 미안했다면서 우리를 후식에 초대했다.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와 담소를 즐기고 나서 오늘의 길안내 친구가 마지막으로 숨겨놓은 길을 보여주겠다면서 위례강변길 메타세쿼이아길로 우리를 안내했다. 쭉쭉 뻗은 키 큰 나무들이 양쪽으로 늘어서서 그늘을 드리웠는데 정말 고대하던 길이었다. 이 길이 거의 2 킬로미터 정도 계속된다.  가는 길 도중에는 왼편으로 연꽃밭까지 있어 올해 연꽃구경까지 한다며 모두 환성을 지른다. 꽃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았지만 남은 꽃들은 크고 풍성하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곡천변에 들어서서 우리가 출발했던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에서는 오후의 햇볕이 꽤 뜨거웠지만 냉방 잘된 지하철에 타자마자 곧 모든 더위를 싹 잊었다.


2022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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