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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Mar 04. 2023

루틴 거부자의 루틴 만들기 (2)

이렇게 루틴 싫어, 루틴 안 해 하며 일상의 루틴을 거부하던 제가 비인간 동거 존재들 덕에 하나씩 하나씩 루틴을 만들어가게 되었고, 드디어 작년, 스마트폰에 ‘루티너리’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에 이르렀어요.

심지어 유료로 말이죠.


이 어플은 루틴을 지키는 것을 도와줘요.

내가 지키고 싶은 루틴의 내용-시간을 입력하면 정해진 시간에 매일 작동됩니다.

예를 들어 아침 7:30에 일어나 잠자리 정리:1분-애기들 맘마주기:11분-이닦고 세수:5분-몸무게 재기:3분-물마시기:5분 이렇게 하도록 입력해놓으면 화면에서 원형의 그래픽 타이머가 돌아가고, 시간이 다 되면 시간이 다 되었다고 내레이션이 알려주는 거죠.

한 가지 루틴을 마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버튼을 터치해요.  

그러면 다음 루틴의 타이머가 돌아가고 뭐 이런 식이죠.


루틴을 매일 연속하면 그게 축적되어서 단계가 올라가요.

1일은 씨앗, 2-3일은 움트는 씨앗 이렇게요.

저는 꾸준히 해서 156일 열매 단계까지 되었답니다.

그런데… 늦잠 자느라 하루, 딱 하루를 깜빡했답니다.

그랬더니 다시 1일로 돌아갔지 뭐예요.

제가 열매 다음 단계로 가려면 다시 156일을 하고, 그때부터 200일이 될 때까지 해야 된답니다.


정말 그때는 너무 속이 상했어요.

그렇게까지 속상할 줄 몰랐는데요.

무척 속상하고, 슬프고, 화도 나더라고요.

나 자신이 원망스럽고, 늦잠을 허락해 준 배우자에게까지 원망하는 마음이 들고요.

이게 뭐라고 말이죠.


루티너리의 숲 단계가 뭐라고요.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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