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쿠바] 그래도 밤하늘의 별은 예뻤다

쿠바 바라데로에서

by greenee


ep5.

그래도 밤하늘의 별은 예뻤다


시엔푸에고스에서 바라데로로 갈 수 있는 비아술는 하루에 딱 2대, 오전 오후 시간대였다. 시엔푸에고스에 도착한 당일에 바라데로 가는 버스를 미리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바라데로 가는 오전 버스는 모두 매진이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후 4시 20분 버스를 예약하였다.


*바라데로는 쿠바에서 유명한 휴양지이다. 그리고 관광객들에게는 호텔 올인클루시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휴양지로 유명하다.



가기 전 시간이 붕 떠서 까사에서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 한 후, 낮에 시엔푸에고스를 제대로 구경 못한 아니 구경 안 한 오마니를 위해 함께 시내 나섰다.


그렇게 길을 좀 걷다 아침에 먹었던 조식이 벌써 꺼진 건지 맛있는 냄새가 폴폴 나는 이름 모를 곳에 이끌려 들어갔다. 이끌린 장소에는 사람이 많았다. 간판은 없었다. 사람들이 한 손에는 다 작은 피자를 들고 있었다. 식당 같긴 한데 의자나 테이블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메뉴가 있긴 한 건가..?

고개를 돌리니 큰 메뉴판 하나가 벽에 떡하니 걸려있었다. 피자 종류가 4개밖에 없는 투박한 *모네다 피자집이었다. 저번 화에서도 말했듯 모를 때는 사람들이 시키는 걸 시키자. 그럼 반은 성공한다. 옆 사람들이 따라 산 복불복 피자 중 걸려든 것은 무난한 치즈피자였다. 쿠바에서 먹은 것 중 최고로 맛있었던 갓 구워 나온 화덕피자였다. 하나에 1.5 달러도 안 했던 것 같은데 맛도 있고 1인분에 딱이었던 혜자 피자였다. 여행에서 마주하는 갑작스러운 공간은 역시 재밌다.


*쿠바는 쿠바화폐는 두 가지가 있다.

외국인 전용 화폐 CUC (쿡) / 내국인 전용 화폐 CUP (쿱 = 모네다)으로 나눠져있고, 1CUC = 25 CUP 이다. 1쿡은 1달러 정도다.




맛있게 먹고 마지막으로 시엔푸에고스 말레꼰을 다시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였다.

여행자의 멋을 한층 세워주는 버스 티켓


살면서 수기로 적힌 버스 티켓은 처음 보았다. 여행자의 멋이란 이런 것일까?



4시 20분에 출발 예정이었던 이 버스는 웬일인지 4시에 출발하였다. 아마 미리 예약한 사람들이 다 타서 미리 출발하는 것 같았다.


음~ 이번에도 시작이 좋군~
바라데로에서 제대로 호캉스를 즐겨야징 후후

시작은 좋았다. 아니 시작만 좋았다.


그렇다. 이 날 또 버스가 고장 났다.


인내심 수양을 원하세요? 쿠바 버스타세요~~

처음에는 별문제 없이 중간 지역에 들리고 바라데로를 향해 잘 가고 있었다. 문제의 시작은 해가 지고 나서였다. 한 시간만 더 달리면 고지가 보였다. 하지만 버스는 남은 한 시간을 못 참고 지쳐버렸다.



이런 일이 처음이면 좋으련만 이미 이런 일이 ep.3에서도 있었다. 근처 매점으로 가서 저녁으로 대충 때울 과자를 사고 버스 안으로 돌아와 와그작 씹어먹으며 별 생각이 없이 여유를 부렸다.


저번처럼 한두시간간 고치다가 다시 출발하겠지 뭐

하지만 버스 다른 탑승객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트리니다드 가는 길의 버스 고장보다 문제가 더 심각해 보였다.



이전 여행들에서 여러 시행착오로부터 여행을 할 때만큼은 시간에 쫓기고 싶지 않아 졌다. 나도 몰랐었다. 급한 결정이 스스로 덫을 만들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 때문에 스스로 덫에 물린다는 것을.


급하게 생각해봤자 달라지는 상황은 아무것도 없었고 그저 이성만 잃어갔었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여행의 순간들을 그저 순간의 조급함으로 화(火)의 감정으로만 흘러가게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쿠바 여행 내내 이러한 일들이 정말 잦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싶었다. 마음에 빈 공간을 만들기 시작하자마자 불똥 같았던 걱정근심 대신 상황에 대한 유연함을 얻게 되었고 그 유연함은 또 다른 인연과 추억을 낳아주었다.


이제는 운이 좋게 기다리는 도중에 여행자들도 만나며 오히려 기다림 시간을 재밌게 채워갔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조금은 달랐던 것이었을까? 나는 사실 겁이 많다. 쿠바 여행은 '개인적인 견해'로 여행 내내 무서움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밤에 이런 상황에 닥치니 겁으로 인한 조급함이 생기려고 하던 참이었다. 모국을 나온 이상 우리는 모두 구명줄 없이 허공을 걷는 사람일 뿐이니까.



근데 생각해보니 지금 목적지가 모두 동일하잖아?

조급함의 불씨가 타오르는 것 같았지만 그 불씨는 불타오르지도 못하고 금세 사그라들었다.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니 지금 상황이 그리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 이 버스의 모든 탑승객이 목적지가 동일하였다. 모두 바라데로를 가는 길이었다. 그니까 지금 모두 처한 상황이 동일하며 의지할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쿠바 여행에서 유일하게 바라데로에서는 [호텔]에 묵었다. 호텔은 24시간 체크인이 되니까 늦게 도착해도 그리 문제 될 것도 없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불행이 아니라 그냥 버스가 고장 난 것과 밤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천만다행인 조건뿐이었다.



호텔에 묵는 게 대체 왜 다행이었을까?

쿠바는 숙소 시스템이 일반 여행 국가와 많이 다르다. 쿠바는 공산주의 국가로 여행자가 묵을 수 있는 숙소는 크게 두 가지밖에 없다. 호텔 혹은 까사(casa)를 이용하는 것이다. 호텔은 24시간 직원이 안내 데스크를 지키고 있지만, 까사는 다르다. 까사는 내국인의 집 內 방 하나에서 얹혀 지내는 시스템이다. 에어비앤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 국내에서 에어비앤비로 숙박 예약이 가능하지만 쿠바에 입국하면 에어비앤비로 숙박 예약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쿠바 여행 도중 까사를 구하려면 아래 사진과 같은 '까사 명표'를 보고 일일이 들어가 방상태를 확인한 후 주인과 금액을 타협하여야 한다. 까사 명표는 길을 거니다 보면 대부분의 집이 까사 명표가 붙여 있다.


출처: www.surfingtheplanet.com/donde-dormir-cuba/
숨은 까사 명표 찾아보세여 (아바나 거리)


그렇다고 여행 전 까사를 미리 예약했다 해서 마냥 안심할 수 없다. 대체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때 에이비앤비 앱 메신저로 호스트와 언제 도착할지 이야기를 나눈다. 변수의 상황으로 약속된 시간보다 늦게 혹은 일찍 도착할 시에 또 메신저로 양해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쿠바는 인터넷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내가 인터넷이 되는 공간에 와서 메신저를 호스트에게 넣어도 어차피 호스트가 못 본다.


응용을 해보자.


이렇게 인터넷도 안되고 밤늦은 시간에 놓인 상황 속 만약에 내가 까사에 숙박을 예약을 했다면?

까사 주인께서는 예약자가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전화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만 그러려면 원활한 스페인어 실력이 받쳐줘야 한다. 까사 주인님 대부분이 영어를 하실 줄 모르셨다. 실제 내가 갔던 까사 모두 내가 오기 전까지 현관에서 혹은 테라스에서 때론 집 안에서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나를 위해 기다리셨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너무나 당연해 보였다.



나는 주변 친구들에 비해 여행에서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많이 겪는 편이지만, 인복 날씨운 안전운 세 가지는 타고났다고 자신한다. 꽤나 어이없고 짜증 나는 상황처럼 보였지만 이날도 나는 인복 날씨운 안전운이 터진 것이다.


이렇게 24시간 직원이 안내 데스크를 지키고 있는 호텔에 숙박하고, 지금 모든 탑승객들이 목적지가 같다는 것을 인식하자마자 마음이 평온해졌다. 옆에 있는 오마니는 이러한 심각한 상황 속 평온한 내가 이해 안 가는 듯해 보였지만 나의 평온함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하였다.




1시간, 2시간이 벌써 지나갔다.

버스 수리는 좀처럼 나아지지가 않았다. 시간은 밤 10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탑승객들이 버스기사님과 함께 수리를 해주기도 하고 버스 안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도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나도 버스에서 잠도 자고 과자를 씹어먹다 지루하여 밖으로 다시 나왔다.


우리가 발이 묶인 장소는 정말 깡시골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매점과 도로 외에는 말고 아무것도 없었다. 매점의 불이 꺼진다면 어둠 속 의지할 곳은 별과 달밖에 없었다. 바꿔 말하면 작은 매점 외에 어둠으로 가득 찬 이곳은 별과 달을 보기 최적의 명당이었던 곳이다.


하늘 위를 바라보았다.

예상한 그대로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수놓아져 있었다.


쿠바여행 이전에 약 2주간 몽골여행을 떠났었다. 몽골은 별과 은하수를 보기에 최적인 여행지로 매우 유명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보름달 시기에 여행을 하여 밤하늘의 빼 곡 채워진 별들을 감상할 수 없었다. 보름달의 빛이 너무 강렬하여 별들이 내뿜는 빛들이 다 묻혀버린 것이다.


쇠똥구리 같은 몽골의 보름달
쇠똥구리 밥


이곳에서의 달은 반달이었다.

그 유명한 몽골에서보다 더 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다.


근심과 걱정이 쌓여있는 오마니께 고개를 들어보라고 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다소 심각한 상황 속에 평온을 지키고 있었다.


고개를 치켜올려 열심히 별들과 별자리를 맞추며 혼자 놀고 있을 때 외국인들에게 홀로 고개를 치켜세운 우리가 눈에 띄었나 보다. 왜 하늘을 보나 궁금했는지 함께 고개를 치켜세우고 별들을 감상하였다. 하늘의 사진까지 찍는 이들을 보니 이들도 잠시나마 평온 누렸나 보다.




그러고 또 30분이 지났을까? 슬슬 탑승객들도 지치기 시작하고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

당시 탑승객은 나랑 오마니를 제외하고 모두 서양인 여행객이었다. 그중 스페인어를 잘하시는 여행자가 나서서 기사님과 대화를 지속하며 빨리 바라데로로 도착할 방법을 모색하는 회의의 장이 열렸다.


그 여행자분이 운 좋게 지나가는 다른 투어버스를 멈춰 세우셨다. 그리고 찹찹찹 기사님과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며 협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탑승객들이 분주해졌다.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어졌나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대장 여행자께 쪼르르 달려가 지금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어.
투어버스가 비아술보다 훨씬 비싸서 인당 11쿡을 더 내면 바라데로로 지금 당장 갈 수 있고, 돈 아까우면 저 노답 비아술의 승객을 태워갈 새로운 비아술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 근데 그 버스가 오려면 최소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데.

*비아술은 우리가 탄 로컬 버스


언니 멋져..


시간이 밤 10시가 넘었기도 하고 이러다가 진짜 오늘 내로 도착 못할 각이 왔기에 돈이 아까웠지만 언릉 첫 번째 조건을 선택하였다. 그렇게 시엔푸에고스에서 장작 7시간 만에 바라데로에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밤 12시 되기 전 투어버스는 비아술 정류장에다가 탑승객을 내려주었다. 비아술 정류장에서 우리가 예약한 호텔까지는 걸어서 45분 차로 15분 거리였다.


현재는 밤 11시 30분이 넘는 시간. 그리고 현 시간 이곳은 택시도 툭툭이 같은 소형택시도 뭣도 없는 비아술 정류장 근처.


황 판단이 빠른 탑승객들은 지친 표정으로 캐리어를 달달 끌며 걷기 시작하였다.


어떡해 벌써 12시네~~~ 옘뱡~


일단 탑승객을 따라 도로변으로 나온 뒤 예약한 호텔을 가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도로에도 역시 택시는 보이지 않았고 자전거 택시 등의 소형 택시 또한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휴양지라 그런지 밤 12시가 다돼가는 되도 산책을 나온 여행자들이 보였다. 그래서 지나가는 이들마다 '혹시 택시 탈 곳 있나요?' 물어봤지만 대답은 당연하게도 '몰라요' 혹은 '시간이 늦었어요'였다.



쿠바에서 택시는 2가지가 있다. '올드카'와 누가 봐도 택시처럼 보이는 '노란색 택시'이다. 이는 지역 이동할 때 많이 타는 택시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길가다가 택시를 잡는 느낌보다는 '올드카'와 '노란색 택시'는 까사 주인 혹은 호텔 직원에게 연결해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반적으로 길가다가 짧은 거리 이동의 택시를 잡을 때 툭툭이랑 비슷하게 생긴 소형 택시나 인력거 위주이다.



시간이 늦어서 인지 소형택시는 전혀 보이지 않고 노란색 택시 또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올드카'뿐인데 올드카로 운영되는 택시는 택시 명표가 눈에 띄게 보이지 않아 직관적인 분별이 어렵다.


도로를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택시 명표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그냥 도로에 차가 거의 없었다. 포기하고 오마니와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그 순간 관광용으로 보이는 오픈형 올드카가 쑤웅 지나갔다.


뭐야 운명인가?

우리와 반대방향으로 스쳐가는 오픈카를 나도 모르게 간절하게 쳐다봤다. 그저 아무 말 없이 간절히 쳐다보기만 하였다.


예.. 그냥 쳐다만 봤습니다..

뒤통수가 꽤나 따가우셨는지 몇십 초 후에 오픈카 택시가 우리 앞에 서서 택시가 필요하냐 물었다.


넥!!!!!!!!!!

우리는 가격이고 나발이고 호텔에 입성하는 것이 소원이었기에 si!!!!를 남발하며 둘이서 10쿡에 호텔로 향할 수 있었다.


대충 이래 생김 (사진은 둘 다 아바나)

아바나에서도 아직 안 탔던 오픈형 올드카를 탈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예쁜 핑크색이었다. 오픈형 올드카는 쿠바여행을 왔다면 정말 타볼 만하고 여행자들 모두 즐기는 택시투어 중 하나이다. 그래서 마지막 아바나로 돌아갈 때 오픈형 올드카를 타며 쿠바여행을 낭만적으로 끝내려고 아껴두어었다. 근데 이렇게 어처구니없게 예상치 못한 올드카를 타고 밤 12시에 호텔로 향하게 되었다.



조용한 밤 12시에 쿠바스러운 음악과 함께 바람을 맞았다. 밤하늘에는 별이 가득했다. 사소했던 간절함이 이루어졌다. 상황이 웃긴 건지 행복한 건지 오늘 모든 일이 어이없었던 것인지 오마니랑 웃으며 바람과 함께 바라데로의 밤 도로를 지나쳤다. 상황도 웃기고 밤하늘에 별도 가득가득했던 이 날의 밤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pilogue.

쿠바의 에피소드는 5화로 끝이 났다. 바라데로에서 호텔 올인클루시브를 즐기며 밥부터 와인이랑 칵테일과 주스까지 무제한으로 즐기고 카브리해에서 물놀이도 왕창하였다. 그곳에서 신혼부부님들과 친해져 콜라티보 택시를 타고 편하게 아바나로 돌아갔다. 아 물론 이때도 변함없이 택시는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왔다. 아바나를 넘어가서는 트리니다드에서 만났던 여행자들이랑 다시 만나 놀고 오마니랑 아바나의 올드카 투어와 아바나 야경 그리고 아쉽지 않도록 말레꼰 노을을 매일 즐기며 쿠바의 여행을 아주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미국으로 1일 레이오버한 후 다시 고다난 장시간 비행기로 한국에 힘겹게 도착할 수 있었다.


ep.6부터는 몽골의 이야기이다. 몽골도 갔다 온 지 벌써 2년 반이 지났다. 몽골은 고생만이 존재했던 여행이라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아 나도 기대된다. 역시 멍고생을 하면 글을 쓰기에도 썰을 풀기에도 그만한 재미가 없다.




마지막으로 쿠바 여행의 시작과 끝의 짤막한 아티클로 쿠바여행편을 마무리하고 싶다.



우리의 삶에서 스마트폰은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하루 종일 울려대는 핸드폰이 가끔은 지겹기도, SNS에 빠져 가끔은 없으면 미칠 것 같기도 한다. 이러한 존재를 잠시 벗어던지고 여행지에서의 자연과 감정의 본질에 집중해보는 여행이 필요하였다.


아메리카 대륙의 유일한 사회주의 국가. ‘카리브해의 붉은 섬’이라 불리는 땅, 쿠바에서의 시간은 과거에 멈춰있다. 현대 문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터넷 카드와 통제된 와이파이존으로 역할을 잃은 스마트폰. 미국의 지난 황금기를 연상케 하는 형형색색의 올드카와 꾸밈이라고 보이지 않는 낡아버린 건물들. 현시대에 맡아보기 힘든 거뭇한 가루와 함께 흩날리는 매연의 공기 그리고 그들만의 도시와 날씨가 투영된 뚜렷한 옷차림과 교복까지.


누군가에게는 최악일 수 있는 환경이, 누군가에게는 기계 같은 현대 문명에 잠시 벗어나 접해 볼 수 없었던 불편함이 돋보였던 곳이었다. 아날로그 속 시간에서 묻어나는 자연스러움과 사람 간의 만남이 유난히 빛이 나는 이질적인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2020년의 2월 내가 바라본 쿠바는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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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부터 로컬 여행자의 여정기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

매주 목요일마다

한 달에 1명의 여행자씩

짧고 간결하게

정보성이 아닌 '이야기'를 중점으로

여정의 길을 늘 갈망하는 이들에게 재미난 에피소드로, 일상의 지루한 틈을 타 짧은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 경험이 모여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게 만들어 주는 동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의 이야기들을 모아, 지금 바로 move or 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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