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풍경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김선영) 필사 문장 28

by 따뜻


생활의 편의와 이기(利器)들이 생산해내는 그 여유가

무엇을 위하여 소용되는지.

그 수많은 층계, 싸늘한 돌계단 하나하나의 ‘높이’가

실상 흙으로부터의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나 아닌지...

생각은 사변의 날개를 달고 납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p.123






여행 중 데이터의 단절은 불안함을 준다.

SNS의 완벽한 여행 맛집, 핫플레이스를 못 갈까 봐

막막한 마음에 실패한 여행이라고 미리 자책하곤 한다.

그러나 그 ‘막막함’이

진짜 여행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


손바닥 안의 작은 창을 벗어나니

낯선 도시의 세밀한 결이 보이기 시작하고,

작은 카페를 발견하고,

뜻밖의 풍경이 나를 환영해 준다.


데이터의 단절은 고립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이 땅에 온전히 밀착되는 평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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