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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하지 않는 카카오 콩, 라바도

멕시코의 전통 방식

by 진지한 초콜릿

멕시코의 전통 방식, 카카오 라바도


우리가 아는 초콜릿을 만드는 방식은 카카오 나무에서 포드를 딴 후, 과육에 감싸져 있는 씨앗을 분리하고 발효, 건조, 로스팅, 분쇄 과정 등을 거친 후 초콜릿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재의 멕시코 지역의 일부인 과거 올멕(Olmec) 지역의 인류는 최초로 카카오를 섭취한 문명 중 하나이다.

현대의 세련된 초콜릿은 프랑스에서 꽉 잡고 있지만, 우리에게 판매되는 초콜릿의 형태보다 카카오를 재료로 사용하는 그 자체로의 다양한 섭취방식은 카카오가 오랜 기간 그들의 문명과 함께 한 만큼 멕시코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 같다.


카카오 라바도 Cacao Lavado(washed cacao)


멕시코 전통에 '카카오 라바도'라는 방식이 있다.

라바도Lavado는 '씻다Washing' 이라는 뜻이다.

Cacao Lavado는 말 그대로 과육을 카카오 빈에서 씻어내고 발효하지 않는 방식인데, 멕시코에서는 아주 흔하게 사용된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멕시코 문명에서는 카카오를 발효하지는 않았는데, 1960년대 중반 외국 문명이 들어오면서 좀 더 국제적인 'fine chocolate flavour'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발효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반강제적인 것이었을까?)


카카오 콩은 그 자체로는 맛의 프로파일을 크게 가지지 않기 때문에 발효과 건조, 로스팅을 거치면서 아주 다양하고 복합적인 맛이 형성되는데, 카카오 라바도는 발효를 하지 않는 방식이라니 특이하다.

카카오 라바도는 어떻게 다른지 한번 살펴보아야겠다.



초콜릿, 카카오 빈 발효에 관한 글




카카오 라바도 Cacao Lavado 방식


카카오 라바도Cacao Lavado 또는 비발효 카카오Unfermented Cacao는 멕시코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굳이 언제부터인지 세어져있지도 않다고 함) 사용해온 전통적인 카카오 공정 방법이다.

농부들은 나무에서 카카오 포드를 채집한 후, 포드를 열어서 과육과 씨앗을 분리해낸다.

그리고 바스켓에 담아 손으로 직접 과육을 씻어낸다.

이렇게 과육을 씻어낸 카카오 콩을 햇볕에 말리는데, 카카오 라바도 특유의 붉은기가 돌게 된다.

사진을 보면 붉은 벽돌색 느낌이 나는데(코스메틱에서 마른 장미색?) 색감이 참 예쁘다.



ChatGPT Image 2025년 5월 17일 오전 11_19_32.png Cacao Lavado, rojo image



라바도 공정을 거친 카카오 콩은 발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쓰고 떫은 맛이 강해서 일반적인 초콜릿으로는 잘 만들지 않고 보통 음료 형태(초콜릿 드링크나 카페 모카 등)에 맛을 희석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카카오 라바도를 이용해 초콜릿을 만든 업체도 있는데 설명을 보면 'Washed Fermented'라고 되어있다.

그래서 Lavado 과정을 거친 카카오 콩이지만 발효도 한 카카오 콩으로 초콜릿을 만든 것 같고, 아무래도 발효를 아예 거치지 않고 Lavado 과정만 거친 카카오 콩으로 만든 초콜릿은 조금 힘든가보다라고 예상한다.(맛이)


아래 링크는 Cacao Lavado, fermented 제품을 판매하는 Mucho라는 초콜릿 회사 제품이 있는 링크인데, Out of stock인 제품도 있고, 호주로의 배송 문제도 겹쳐서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다.

https://cocoarunners.com/maker/mucho/


또 다른 Cacao Lavado로 만든 초콜릿에 관한 글. 이 초콜릿은 Unfermented라고 한다.

초콜릿 형태로 만들었는데 먹는 방식은 물이나 우유에 녹여 먹으라고 되어있으니, 이도 드링킹 초콜릿 형태로 즐기는 방식인 것이다.

진정한 멕시코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적혀있다.

https://cunadepiedra.com/collections/chocolate-de-mesa





카카오 라바도의 장점


카카오 콩을 발효하면 그 과정에서 카카오에 존재하는 좋은 바이오 액티브 화합 물질들이 손실될 수 있다.

반면에 카카오 라바도 방식은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카테킨, 에피카테킨 등이 모두 보존된다.

아주 항산화 능력이 강력하지 싶다! 냠냠




카카오 라바도마다 다른 맛


초콜릿의 맛 자체가 카카오 열매가 자란 지역, 위치, 고도, 그리고 카카오 품종 등에 의해 많이 달라지지만, 카카오 라바도는 카카오 품종과 카카오 농장이 위치한 고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더 높은 고도에서 자란 카카오 콩일수록 맛의 프로파일이 더 강하다.


그냥 초콜릿 먹는 것과는 조금 변수가 더 많은 게, 위에 언급했듯이 카카오 라바도는 보통 마시는 형태로 섭취하기 때문에 어떤 음료 베이스(물, 우유, 커피 등)와 섞었는지, 얼마나 당도를 조절했는지, 어떤 다른 스파이스(바닐라, 칠리, 시나몬 등)를 사용했는지에 따라서 맛을 다르게 즐길 수 있는 범위가 꽤나 넓어진다.



발효하지 않은 씁쓸하고 떫은 맛의 카카오로 만든 드링킹 초콜릿..! 궁금한데?






[참고]

https://www.revivalcacao.com/unfermented-cacao-lavado

https://www.inpursuitofpurity.com/post/the-lure-of-unfermented-cacao-crafted-by-cuna-de-pied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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