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버터의 성질
템퍼링이 깨진 초콜릿이 예술이라니.
초콜릿을 좀 아는 사람들은 초콜릿에 있어 템퍼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것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열매는 수확 후 발효과 건조, 볶음 과정등을 거쳐 특유의 향과 색을 지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갈고 압착하여 카카오매스와 카카오버터를 얻게 된다. 카카오버터는 카카오열매의 50~58%를 구성한다. 카카오버터는 아주 특별하고 특이한 녀석이다. 초콜릿 제조시 변수의 거의 모든 것은 이 카카오버터의 성질로부터 이루어진다.
카카오버터는 여러 결정체를 지니고 있다. 눈이 내릴 때 눈 결정체를 본 적이 있는가? 눈 크리스탈(결정체)의 모양은 각기 다르고 크기도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카카오버터는 다양한 모습의 결정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들은 각기 녹는 점과 퍼지는 정도(각도)가 다르다.
완성된 초콜릿은 가장 최적화된 상태로 템퍼링 된 초콜릿이다. 반짝반짝 광택이 나고 흠집이 없으며 부러뜨렸을때 톡!하고 날카롭고 깔끔하게 부러진다. 입에서 잘 녹아내리고 혀에 걸리는 것이 없다.
이제 아래의 초콜릿을 보자.
이들은 모두 템퍼링이 깨진 상태의 초콜릿이다.
분명 완성된 형태의 초콜릿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먹기에도 불편하고 부러뜨리면 가루를 날리며 바스스 바스라진다. 무늬가 얼룩덜룩져있고 표면이 일정하지 않다.
그런데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마치 나무의 결처럼, 무작위로 생성된 예술처럼 너무 아름답다.
그래서 제목을 템퍼링이 깨진 초콜릿을 예술이라고 적었다.
아마 많은 파티시에와 쇼콜라티에들이 다 쓰고 남은 초콜릿의 템퍼가 깨져서 이렇게 되었을때
예쁘다고 생각했을것이다. 내 눈에는 정말 하나의 예술작품같다.
그리고 제품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끔히 녹여서 템퍼링을 하면 되기 때문에 문제없다.
위의 사진의 초콜릿은 한 종류의 초콜릿이다. 하지만 표면을 살펴보면 무늬마다 색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화이트와 밀크 초콜릿이 다크 초콜릿에 섞인 것처럼. 이는 각기 다른 카카오버터 결정체들이 굳어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버터는 이 녹는점이 다 다른 독특한 결정체들 때문에(또한 수확/가공 등의 이유도 있을 수 있겠다) 가장 비싼 지방 중의 하나이다. 카카오버터의 결정체들이 녹는 점은 다른 지방들보다 촘촘하게 형성되어있다.
이 독특한 지방 결정체들의 결합 형태 덕분에 초콜릿은 그 형태를 유지하다가도 우리가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기 시작한다.
카카오버터 결정체의 종류와 녹는 점
Ⅰ ) 17.3℃
Ⅱ) 23.3℃
Ⅲ) 25.5℃
Ⅳ) 27.5℃
Ⅴ) 33.8℃ -> 목표 결정체!
ⅤⅠ) 36.3℃
1번에서 6번으로 갈수록 결정체는 더 안정적이고 단단한 형태이다.
5번 결정체가 템퍼링의 목표로 하는 결정체이며 템퍼링 작업을 통해 다른 결정체들을 없애고 5번 결정체를 남겨서
광택, 텍스처, 입에서 부드럽게 녹음 등의 특성을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