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초콜릿의 탄생
린트 초콜릿을 안먹어본 사람이 있을까? 요즘에는 정말 흔하게 구할 수 있고 특히 린트 초콜릿의 대표 제품인 린도르, 작은 구형의 초콜릿 봉봉이 포장지에 개별로 싸여있는 귀여운 초콜릿. 요즘에는 맛도 워낙 다양하게 나오고 마트나 백화점, 또는 공항 면세점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데 이렇게 대량생산, 장기간 보관하는 제품으로서 퀄리티는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간식으로 한 번씩 먹기에 나쁘지 않다.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소위 '슈퍼마켓 초콜릿'에 속하지만 사실 은근 퀄리티가 높은 편.
'초콜릿'이라고 하면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의 초콜릿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초콜릿의 처음은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았는데....!!
초콜릿은 처음에 음료로만 마셔지다가 점점 고체 형태로 발전한 것인데, 1830년에 영국의 'J. S. Fry and Sons' 사에서 처음으로 고체형태의 초콜릿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스위스의 초콜릿 개발자 로돌프 린트Rodolphe Lindt는 더 나은 품질의 초콜릿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는 거칠거칠하고 입에서 바로 녹지도 않는 초콜릿을 부드럽고 살살 녹는 초콜릿으로 개발하고 싶어했었고 그의 꿈은 가장 부드러운, 실크같은 초콜릿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중고로 기계를 구입해 레시피를 개발해가며 연구하던 중 린트는 초콜릿을 섞는 기계를 깜빡하고 끄지않고 금요일에 퇴근을 해버렸다. 여기서, 린트가 사실은 파티 광이어서 금요일만 되면 파티에 가기 위해 일이고 뭐고 칼퇴를 하고 파티로 달려가곤 했었다는데 이 날도 어김없이 놀 생각만 하다가 급하게 나가면서 기계를 끄지 않고 갔다는 썰도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주말 내내 기계는 작동되었고 월요일에 다시 출근을 한 린트는 자신의 꿈이 이루어 진 것을 눈 앞에서 보게 된다. 바로 초콜릿이 아주 부드럽고 광택이 나게 녹아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린트는 초콜릿을 계속해서 섞고 갈아주면 더욱 더 부드러워 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콘칭conching 머신을 탄생시킨다. 1879년, 로돌프 린트의 활약으로 콘칭이 개발되고 초콜릿은 거칠거칠한 형태에서 부드럽고 실크같은 초콜릿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콘칭 과정을 거친 초콜릿은 식감 뿐만이 아니라 향(아로마)도 매우 증진되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초콜릿의 향과 식감은 콘칭 기법이 없더라면 얻기 힘들었을 것이다.
(린트 이야기는 Lindt사 홈페이지를 참고함 / https://www.lindt.com.au/world-of-lindt/the-lindt-difference/lindt-invention-conching)
지금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형태지만 끊임없는 개발과 개선이 없었더라면 이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것들이 있다. 마치 초콜릿처럼.
콘칭 기법의 개발은 린트가 기계를 끄지 않은 작은 실수로 인해 이루어진 대단한 발견이었다. 또한 초콜릿 레시피의 가장 대중적이고 기본인 '가나슈'의 탄생도 한 직원의 실수로 인해 탄생한 아름다운 결과이다(실수로 크림을 초콜릿에 부어버림). 획기적인 발견은 예상치 못한 실수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정석대로만 따르지 말고 요리조리 실험도 해보고 여러가지 시도도 해보며 색다른 발견을 하는 건 흥미롭고 발전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스스로의 재단 속에서만 지내고 있다면 한 번씩 일탈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초콜릿은 단 것, 불량식품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인식에서 벗어나 카카오의 효능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초콜릿을 즐겨보길 바란다. 색다른 미식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