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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한 초콜릿 Jun 29. 2023

후추와 꿀을 담은 초콜릿 만들기

블론드 초콜릿





발로나Valrhona 제품 중 Orelys 35%라는 초콜릿이 있다.

이 초콜릿은 블론드 초콜릿(화이트 초콜릿 계열)으로 분류되며, 특이한 사항은 모리셔스산 다크 머스코바도 설탕이 들어간 초콜릿이라는 것이다. 





우선 블론드blonde 초콜릿이라는 것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기존에는 초콜릿이 3가지로 분류되었다. 다크 초콜릿, 밀크 초콜릿, 화이트 초콜릿. 그리고 2012년에 발로나에서 4번째 초콜릿 종류인 블론드 초콜릿을 런칭하였다. 발로나는 교육과 개발을 담당하는 학교 E'cole Valrhona도 있는데 그곳의 수장인 프레데릭 보Frédéric Bau가 요리 데모를 하다가 깜빡하고 화이트 초콜릿을 중탕기에 너무 오래 놔 둔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아주 놀라웠다. 황금빛(?, 블론드 초콜릿이니까 황금빛이라고 해 본다...사실 비스킷 색깔?)의 카라멜의 풍미와 토스트, 비스킷의 맛을 띄는, 그리고 약~간 짭짤한 초콜릿이 탄생한 것이다. 이 초콜릿은 35%의 카카오 함량을 지닌 'Dulcey둘쎄'라는 이름으로 런칭되었고 새로운 초콜릿 종류의 시대를 열어주었다. 


Orelys는 Dulcey 이후 개시된 블론드 초콜릿으로, 모리셔스 다크 머스코바도의 높은 당밀 함량이 Orelys 특유의 감초 풍미를 띈다고 한다. 위의 사진의 초콜릿이 Orelys인데 Dulcey보다는 좀 더 갈색빛을 많이 띄고 Dulcey는 좀 더 황빛을 많이 띈다.


개인적으로 먹었을 때 비슷하게 묘사할 수 있는 맛은 꿀에 절인 군밤이었다. 또는 꿀이 흐르는 군고구마?

아무튼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초콜릿이고 당밀 향 때문에 Dulcey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근데 사실 Dulcey랑 엄청 많이 다르지는 않다.


Orelys를 맛 본 순간 이전부터 계속 후추 초콜릿을 만들어봐야지 생각하고 있다가 딱! Orelys랑 잘 맞겠구나 싶어서 후추를 우린 초콜릿을 만들어보았다.


또한 감초, 밤, 비스킷 맛이 꿀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전화당 대신에 꿀을 사용해서 풍미를 더욱 살려주었다. 꿀향이 후추의 알싸함도 감싸준다. 




부드러우면서 약간 뻑뻑하게 씹히는 맛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몰드에 채우는 가나슈 대신 프레임에 펼쳐서 디핑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장식도 그렇게 하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레시피를 계산해서 만들어보고 프레임에 펼쳤다. 첫 시도는 좀 슬픈 결과였다. 단단하게 굳혀주는 힘이 적어서 컷팅을 할 수가 없었고 너무 부드러워서 모양을 잡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레시피를 변경해 다시 만들었는데 변경한 레시피는 버터를 빼 버렸다. 이미 굉장히 부드럽고 풍미도 좋아서 굳이 버터를 넣을 필요가 없었다. 아래 레시피는 변경된 레시피로 프레임에 펼쳐서 컷팅이 가능한 레시피이다.



레시피

Orelys 35% 블론드 초콜릿 155g

생크림 105g

꿀 26g

후추 4~5g

카카오 버터 11g


이 레시피는 부피 300g(ml)에 맞는 레시피이다. 높이 1cm x 가로 15cm x 세로 20cm 프레임으로 부피에 맞게 사용했다. 





프레임에 펼친 가나슈는 이상적으로는 16'c에서 24~36시간 굳혀주면 되는데 혹시 온도를 맞추기 힘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냉장고에서 빨리 굳힌 후 작업을 해야한다. 컷팅 후에 잘려진 단면도 서로 떨어뜨려놔서 살짝 말려주면 된다. 


디핑은 카카오바리의 탄자니아 싱글 오리진 75% 다크 초콜릿을 사용했는데, 다크 초콜릿을 사용한 이유는 블론드 초콜릿의 단 맛을 상쇄시켜주고 보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탄자니아 75%를 사용한 이유는 그냥 그 초콜릿을 가지고 있었고(*^^*), 유동성이 높은 초콜릿이라 디핑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장식은 흰색 카카오버터를 템퍼링해서 한 방울씩 찍은 후 모양을 내주고 갈아놓은 후추를 살짝 뿌렸다.






초콜릿을 만들 때마다 정성을 들이지만 이번 녀석은 왠지 더 정이가고 내 자식같은 놈이다. ㅎㅎ




자세한 만드는 방법은 아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오늘도 초콜릿 먹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



세상에...  초콜릿이 존재하는데 우울하고 슬플 일이 뭐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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