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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현 Dec 12. 2019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은 타이밍


나이가 들어가며 취향은 견고해진다. 

“고기가 좋고, 채소는 싫어”

뭉뚱그려 했던 말을,

“돼지고기가 좋고, 오이가 싫어”

라고 말한다. 음식에 국한된 말이 아니다. 20살이 되며 연애를 시작했다. 남자친구를 사귀는 건 그리 고민할 일이 아니었다. 주변에서 찾기 어려우면 소개팅을 해서 만나면 되고, 나 좋다는 사람과 사귀면 그만이니까.


벌써 몇 년 전 일이다. 이제는 연애하는 것이 점점 어렵다. 해가 지날수록 원하는 이성의 상이 분명해진다. 눈이 높아진다는 뜻이 아니다. 폭이 좁아진다는 말이다. 얼굴, 키, 취미, 성향 등 모든 것이 구체적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완성 된 상상의 인물에 실재의 인물을 맞추기란 어지간히 어렵다. 소개팅은 연애하기에 효율적인 최적의 수단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반강제적으로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되어간다. 자연스러운 만남에서는 소개팅과 달리 시간이라는 대단한 것이 끼어들어 친밀감을 미리 만들어내고, 생성된 친밀함은 견고하다 생각했던 이상형의 틈을 파고든다. 물론 기가 막힌 타이밍은 필수다. 


역시 사랑은 타이밍. 그래서 어렵다. 참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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