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안마기가 고장 났다. 할머니가 늘 자기 30분 전, 알약 3알을 먹고 사용하던 안마기였다. 할머니 옆 방을 쓰는 나는 그 소리가 참 싫었다. 우렁찬 소리가 신경을 거슬리게 했으니까… 그런데 그 안마기가 고장 났다. 할머니는 나부터 의심했다. 하지만 위력 없는 심증이 어떠한 힘을 발휘하겠는가. 엄마가 할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새로 나온 걸로 하나 사드릴게요.”
나는 여태껏 할머니가 그렇게 속 좁은 양반인 줄 몰랐지. 처음엔 에어팟이 고장 났다. 오래돼서 그런 줄 알았다. 그 다음엔 아이패드가, 애플워치가 차례로 고장났다. 생전 처음 할머니에게 소리를 질렀다.
“할머니 너무 한 거 아니에요? 복수하는 거예요?”
할머니는 입을 앙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엄마가 할머니에게 새 안마기를 사주지 않은 채 3주가 흘렀다.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드디어 엄마가 할머니에게 안마기를 사줬나 보다. 하지만 웬걸, 예전 안마기보다 소리가 우렁찼다.
‘제기랄 망가뜨리지 말걸.’
안마기는 지칠 줄 몰랐고, 나는 베개로 귀를 막은 채 겨우 잠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여전히 안마기 진동 소리가 집 안을 진동했다. 안방에 있는 엄마에게 소리를 쳤다.
“엄마! 할머니 안마기 새로 사줬어?”
“고치셨나 본데?”
할머니와 제대로 담판 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할머니 방 문을 열었다. 할머니는 입을 다문 채 눈을 감고 있었고, 안마기는 바닥에서 춤을 추듯 혼자 움직였다.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할머니! 할머니 일어나 봐.”
할머니를 흔들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안마기만 그 옆에서 혼자 움직일 뿐이었다. 어떤 의식이라도 치르듯 누구보다 우렁차게…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