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구이 냄새

단편소설

by 진부기

‘미쳤다’라는 표현은 전어구이 냄새 때문에 생겨난 것일지도 모른다. 그 미친 냄새가 우리 집에 진동한다. 집 나간 며느리도 충분히 돌아오게 할만한 냄새다.


밤늦게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걸려 왔고, 그는 3년의 시간을 3분 만에 끝냈다. 요즘 통 만나지 못한 사이(최근에 본 게 3주 전이다), 회사에서 갑자기 친해진 후배와 밥 한 번 먹고 술 한 번 마시다 보니 호감이 생겼다는 게 이유였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싶다나 뭐라나. 그 말을 듣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잠은 오지 않았고, 내 옆에는 휴지만 쌓여갔다.


전어구이 냄새에 눈을 떠 시계를 보니, 7시 30분. 아직 1시간은 더 잘 수 있는 시간인데, 전어는 이래도 버틸 거야? 말을 걸듯 계속해서 내 코를 자극한다. 갑자기 사라진 남자친구의 자리를 전어가 메우기라도 하듯, 전어 냄새는 나를 껴안고 놔주지 않는다. 하지만 내 몸이 너무나 무겁다. 전어 냄새는 나를 다독인다. 침대만 벗어나면 자신을 쟁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내 남자친구와 후배는 서로를 쟁취한 걸까? 전어 냄새의 마지막 일격에 결국 KO. 방문을 연다.


식탁엔 이미 몇 가지 반찬이 차려져 있고, 아빠는 신문을 읽고 있다. 전어 굽기에 한창인 엄마를 지나쳐, 정수기에서 물을 한 잔 받아 식탁에 가서 앉는다. 엄마가 전어를 갖고 온다. 두 마리다. 우리는 세 명인데 전어는 두 마리다.


“엄마 내 거는?”

“너 아침 안 먹잖아. 당연히 안 먹는 줄 알았지.”


끝없이 날 유혹한 전어는, 실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언제부터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을까?


전어구이 냄새는 집 나간 며느리를 집으로 돌아오게 한다. 하지만 며느리는 전어를 맛본 순간 집을 다시 나갈지도 모른다. 막상 전어의 맛은 냄새만큼 유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냄새를 풍겼는지, 후배가 냄새를 풍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그 냄새에 곧 익숙해질 것이고, 맛을 본 순간 강렬했던 냄새의 유혹은 끝날 것이다. 내가 그들의 불행을 바라고 하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단지 난,


전어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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