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엄마는 사골곰탕을 좋아했다. 아니, 좋아했다기보단 계속 먹었다. 그 발단은 6년 전 유명 개그맨이 진행한 교양 프로그램이었다. 대학교수라는 한 여자가 나와 사골이 여자에게 얼마나 좋은지를 떠들어댔고, 그 이후 우리 집에서는 언제나 푹 고은 사골 냄새가 그득했다. 나는 희뿌연 냄새가 역겹고 지긋지긋했다. 내가 그 냄새를 그리워하기 시작한 건, 엄마가 죽고 13일이 지나서다.
엄마가 죽고, 집에서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내가 수년간 원하던 무의 공간이었다. 고기를 먹지 않는 내게 사골 냄새는 고문과도 같다는 사실을, 엄마는 이해 못 했다. 이 몸에 좋은 걸, 이라는 문장을 말 끝마다 붙였던 엄마는, 상대가 자신과 다를 수 있음을 몰랐다.
그래서 난 엄마가 싫었다. 자신이 옳고, 남은 틀렸다 생각하는 부류의 사람이었으니까. 나랑 너무 달랐다. 실은 나와 닮아서 싫었다. 나 역시 내가 옳고, 엄마는 틀렸다 생각했으니까.
사고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 정도가 끔찍해 뉴스에서도 모자이크로나 보여줬을 법한 사고. 그렇기에 더 자세히는 묘사하지 않겠다. 이상하게 엄마의 죽음은 생각보다 견디기 벅차다. 건강하게 오래 살겠다고 애쓰던 엄마의 노력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엄마가 죽고 13일째 되는 날 밤, 현관문이 열렸다. 곰탕 재료를 양손 가득 들고 들어 온 엄마는 나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부엌으로 갔다. 달그락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더니 가스레인지를 켜는 소리가 났다. 곰탕, 그놈의 곰탕. 또 집 안 가득 희뿌연 냄새가 가득하겠지. 그래도 엄마가 돌아와 다행이다. 지긋지긋한 냄새지만 다시 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하지만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