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엠 저리킴 Jun 26. 2021

100th Self-Celebration

2년 만에 100-100 클럽 달성



2년 전에 3수 만에 작가 등록을 하고서도 근 1년간을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작년 코로나 때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서 오늘의 100번째 글을 쓰게 되었다. 좀처럼 늘지 않던 구독자도 나의 'too-much-talk'가 늘어남에 따라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하여 이제 간신히 100명을 넘긴 상황이다.


100 articles - 100 subscribers


사실 100명의 구독자보다 더 기쁘고 감격스러운 건 100개의 글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내가 이렇게 글을 쓰다가 또 스스로 지쳐서 몇 개 쓰다 말지 않을까? 하는 자가 의심병에 걸린 작가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러했다. 보통 사람의 끈기를 가진 내가 과연 얼마나 이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런 내가 100번째 글을 쓰게 되다니... 95번째 글을 넘기면서부터 계속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과연 100번째 글은 어떤 글을 써야 오래도록 기념이 될 것인가. 작가의 서랍에 담긴 수많은 제목들을 뒤로한 채 100번째라는 그 자체를 즐기기로 정했다. (그것도 오늘 아침에서야 간신히...)


내가 구독하는 많은 작가님들, 그리고 나를 구독해주는 백명의 작가님들 중에는 천명, 만명 단위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단한 작가님들이 많다. 게시글의 숫자와 좋아요, 댓글, 공유 등 여러 지표들도 나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한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보신다면 나의 이 100번째 글이라는 자축이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보통의 끈기를 가진 내가 100번째 글 즉, 3일에 한번 꼴로 글을 꾸준히 올렸다는 것이 스스로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History of my writing


1. 중고등학교 시절 교회에서 진행했던 연말 문학의 밤에서 항상 극대본을 썼었다. 극대본이라고 해봐야 고작 꽁트의 대본에 불과했지만 컴퓨터도 없던 그 시절에 손으로 그 대본을 써서 복사하여 나눠주고 연기 지도를 하고 했던 그 꼬꼬마 시절의 기억이 새록 새록하다.


2. 홍대 불어불문과의 연례행사인 불문인의 밤에서 나는 학생회장이자 불문인의 밤 총괄 기획을 맡게 되었다. 보통은 학생회장이 총괄 기획을 하는 경우가 없는데, 나대기를 좋아하는 나는 그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1부 샹송 공연의 총연출과 2부 연극 무대 총연출까지 동시에 맡았다. 물론 모든 곡 선정과 연극 대본, 출연까지 도맡아 했다. 무슨 에너지가 그렇게 넘쳤었는지...


3. 그 연극 무대의 성공을 기반으로 약간의 각색을 거쳐 1인극 코미디를 만들어서, 각 방송사 개그맨 시험에 도전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2001년 KBS 개그콘테스트 본선 무대에 까지 오르게 되었고, 최종 20명 중 10인의 입상에 들지는 못하고 개그맨 도전에 막을 내렸다. (당시 입상한 동기들 중, 김기수, 김인석, 정명훈 정도가 사람들에게 알려진 개그맨이다.)


4. 이벤트 프로모션 회사에 15년간 직원으로 몸담고 있던 때에도 많은 글을 쓰게 되었다. 무대 이벤트를 하는 행사에는 꼭 MC들이 등장하는데 그 MC의 스크립트를 쓸 기회가 많았다. 다른 직원들의 경우에는 그냥 그전에 했던 다른 행사의 스크립트를 일명 우라까이(?)하는데 그쳤지만, 나는 좀 달랐다. 그 MC의 성향과 당시 유행하는 말들을 잘 믹스해서 맞춤형 스크립트를 쓴 것이다. 


한 번은 개콘 애정남으로 유명한 개그맨 최효종이 MC로 온 행사에 내가 영혼을 갈아서 애정남 컨셉의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어 나름 거만해진(?) 최효종에게 스크립트를 건넨 나는 긴장했지만 잠시 후 최효종의 엄청난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스크립트 그대로 행사를 진행하는 최효종을 보면서 엄청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5. 최근 내가 지난 1년간 기획한 유튜브 콘텐츠 <너의 나이가 보여> 촬영을 준비하면서 한 달 넘게 작가를 모집하고 있었으나 결국 첫 촬영 전까지 작가를 섭외하지 못하여, 하는 수 없이 내가 실력 발휘를 해보았다. 애초에 프로그램 기획을 내가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콘텐츠에 대한 내용의 이해가 높았던 것도 있었지만 출연하는 MC들의 성향과 언어 습관들을 상상하며 신나게 썼다. 처음에 기획안과 대본을 보면서 반신반의하던 출연진들은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내가 작성한 대본에 자신의 애드리브를 첨가하여 엄청 재미있는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빨리 작가를 구해야 할 텐데.. 큰일이다)


Passion for writing


아직도 머릿속과 작가 서랍에는 많은 글감이 쌓여있다. 더 밀리기 전에 빨리 쏟아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계속해서 정체되고 있다. 이러다 또 어느 순간에 이 열정이 사그라들지는 모르겠으나, 이제껏 해봤던 수많은 취미 생활 중에 가장 재미있고 성취감을 느끼는 일이 이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수많은 일들, 수많은 아이디어들, 수많은 경험들, 수많은 생각들을 차근차근 풀어내어 '200-200 클럽'까지 또 열심히 꾸준히 써보려고 한다. 부족한 글이지만 항상 관심을 가져주시는 수많은 작가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바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믿었던 아들들의 배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