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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Sep 10. 2021

닥스와 웰시의 기묘한 동거

이란성 쌍둥이가 분명한 녀석들

[등장 견(犬)물]

* 다리(형) : 웰시코기 / 20개월 / 남 / 숏다리라서 다리 / 잔병치레, 온화

* 도리(동생) : 닥스훈트 / 20개월 / 남 / 닥도리라서 도리 / 다혈질, 흥분



◆ 다리와 도리 입양기 : https://brunch.co.kr/@zinzery/62


작년 코로나가 시작되기 직전에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이 두 녀석의 이름은 다리와 도리이다. 이름의 유래는 위 글 <우리 집 댕댕이 다리와 도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형제들이 그러하듯 이 두 녀석은 틈만 나면 싸운다. 짧은 다리와 길쭉한 입으로 서로에게 해를 가하려고 잔뜩 겁을 주지만 단 한 번의 유효한 펀치도 없이 소리만 으르렁대다가 끝나기 일쑤이다. 처음엔 걱정이 되어 말리기도 했지만 실제로 싸우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후론 그냥 내버려 둔다. 지칠 때까지 싸우도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녀석들의 우애는 참으로 눈물겹다. 간혹 한 놈만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오면 그렇게 반갑다고 서로에게 살갑게 가서 인사를 한다. 물론 잠시 후엔 또 소리 없는 아우성의 싸움으로 변질되지만, 그건 저 견종의 특성이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닥스훈트나 웰시코기 모두 사냥견이나 목양견 출신들이라 순하지는 않은 편인데, 우리 집에 온 두 녀석은 사람한테 엄청 애교를 부린다. 진짜 가끔은 고양이 혼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치명적인 애교로 내 애간장을 녹인다. 도리(닥스훈트)의 경우는 낯선 사람에게 경계심과 함께 약간의 짖음이 있는데 교육을 여러 가지로 해봐도 잘 먹히지 않는다. 조금의 노력이 더 필요한가 보다.



아무튼 오늘의 주제인 이란성 쌍둥이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똑같은 짧은 다리와 긴 허리를 가졌고, 성격은 무지 다르지만 정말 하는 행동과 잠자는 모습은 정말 쌍둥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지지고 볶고 싸우다가도 결국 같은 모양이나 데칼코마니의 모양으로 잠이 든다. 다른 강아지를 키워 본 적이 없어서 강아지의 일반적인 모습인가 싶지만 매일 다른 자세인데, 둘이 똑같은 모습인 경우가 너무 많다. 


< 다리와 도리 이란성 쌍둥이설 ① >
< 다리와 도리 이란성 쌍둥이설 ② >

분명 둘은 다른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견종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데 잘 때나 집에서 쉴 때는 서로를 따라 하기 바쁘다. 정말 의도하고 저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아지가 서로의 자세를 흉내 내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그저 상상에 불과한 것이지만 둘이 저러고 똑같은 혹은 대칭된 모습으로 잘 때 너무 사랑스럽다. 역시 세상의 모든 아가들은 잘 때 가장 사랑스러운게 국룰이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좌> 산책 중 마트에 들어간 엄마를 기다리는 쌍둥이 : <우> 우리 집 강아지 네 마리

강아지들이 우리 집에 온 뒤로 사춘기였던 큰 아들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물론 강아지와 함께 놀아주거나 산책을 나가는 일이 자주 있지는 않지만 확실히 그때부터 태도의 변화가 생겼다. 물론 지난번 이야기한 것처럼 코로나로 외출이 적어진 덕도 있지만 강아지와 함께 하니 정서적으로 조금은 성숙해진 면이 있다. 


이제 겨우 두 살이니 앞으로 최소 10여 년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텐데 이 두 녀석 중 먼저 한 녀석이 가버리면 우리도 우리지만 남은 강아지가 매우 슬퍼할 것 같다. 최대한 건강하게 둘이 오래오래 잘 지내다가 행복하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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