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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Apr 25. 2022

인센티브와 퇴사 : 먹튀 논란

인센티브 후 퇴사하는 직원에 대한 대표자들의 착각

우리 회사가 시작된 지 벌써 만으로 6년이 되어간다. 누구나 그러하듯 우리의 첫 해는 처참한 수준이었고, 2년 차에는 그나마 선방을 했지만 첫 해의 손실을 메우기 한참 부족한 수준이었다. 3년 차에야 겨우 귀인들을 만나 회사의 빚을 다 갚고도 먹고살만한 수준이 되었고, 4년 차에 회사 매출의 정점을 찍었다. 5년 차에는 코로나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이후 다시 빠르게 매출을 회복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직원들에게 합당한 수준의 인센티브와 복지를 제공하는 일이다. 이전에 동종 업계에서 약 15년간 4~5군데에서 일을 했지만, 제대로 된 인센티브를 받은 것은 한두 번에 불과하다. 회사가 수익을 내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어느 해는 사상 최대의 매출과 수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저러한 핑계로 인센티브는 지급되지 않거나 생색을 내는 수준에 불과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언제나 대표님들의 레퍼토리는 마치 학원에서 배운 듯 언제나 비슷했다. 회사에 예상보다 운영비가 많이 들어갔다거나, 기존에 있던 빚을 갚았다거나, 심지어 사옥을 매입하느라 인센티브를 못 주겠다고 하는 같잖은 회사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우리가 사옥을 매입하던 해에는 사옥때문에 인센티브 적게 받았다는 안들으려고 인센티브를 더 챙겨주기도 했다.


그런 나쁜 경험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초창기 회사가 어려울 당시에는 약간의 격려금을 연말에 보너스로 지급했고, 2018년 이후에는 회사의 매출과 수익이 발생함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물론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대기업의 '억' 소리 나는 인센티브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중소기업 수준에서는 아마 우리 회사보다 인센티브를 많이 지급하는 회사를 아직까지는 본 적이 없다. 물론 직원들의 경험도 나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인센티브가 주는 효과는 매우 크다. 그만큼 나는 인센티브에 진심인 편이다.




인센티브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논란이 인센티브  퇴사하는 직원들,  먹튀 논란이다. 간혹 어떤 대표님들은 인센티브를 주거나 해외 워크샵을 다녀오면 퇴사하는 직원들 때문에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냥 인센티브가 주기 싫은데 그럴듯한 핑계를 대는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인센티브 지급 전후로 퇴사하는 직원들이 있을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는 용감한(?) 대표자들도 있었다. 우리 회사에서도 해마다 인센티브 지급 시기에 맞춰  한두 명씩 퇴사자가 생기곤 했다. 시기상으로는 인센티브와 퇴사의 일정이 겹치기는 했지만 대부분 일부러 그렇게 시기를 맞췄다고 보기엔 어려운 케이스들이었다. 그렇기에 떠나는 직원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주기 위해 진심으로 축복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다 같이 버텨내고 이뤄낸 성과이므로 인센티브 외에 아이패드 에어 4까지 깜짝 선물로 준비해서 배송을 기다리고 있던 와중에 2명의 직원이 동시에 이직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아이패드는 그들의 퇴사 이후에 사무실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나는 그들이 더 큰 회사로 떠난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더 큰 조직에서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인센티브를 조기에 지급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뒤에 사무실에 도착한 아이패드를 퀵서비스로 그들의 사무실로 발송했다. (하필 같은 회사로 이직을 해서 퀵서비스를 한 번만 불러도 되었다)


뜻밖의 퀵 배송을 받은 직원들로부터 곧바로 카톡이 도착했다. 사실 고별인사를 하던 당시에 아이패드는 남은 직원들에게 주겠다고 하얀 거짓말을 해놓은 상태라 전혀 예상 못한 듯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나의 깜짝 서프라이즈는 이렇게 대성공을 거두었다. 퇴사한 직원들과 이렇게 따뜻한 카톡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앞으로 또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일이기에 항상 모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나의 철학이 반영된 행동이다.

당근 마켓 재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패드에 로고를 새긴 건 안 비밀


대부분의 대표자들이 인센티브에 대해 매우 착각하는 것이 있다. 인센티브라 함은 작년의 성과와 노력에 대한 보상의 성격이다. 물론 그런 보상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욱 회사를 믿고 열심히 해달라는 의미도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은 인센티브의 보조적인 기대 효과이지 절대적인 조건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인센티브를 받고도 계속해서 회사에 남아주는 직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떠나는 직원을 비난하거나 저주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나 같은 사람들이 별종으로 취급을 받는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창업 이후 6번을 맞이한 연말에 3번의 정식 인센티브와 3번의 격려금을 지급했고, 총 68번의 급여를 무사히 전달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은 오로지 직원들의 덕분이다. 그 사실을 간과한 채 급여나 인센티브를 마치 회사가 직원들에게 대단한 혜택을 주는 것 마냥 착각해서는 안된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하다가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직원들이 대표자의 편에 서지 않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회사를 운영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남은 기간 동안에도 급여는 물론 즐거운 마음으로 인센티브를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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