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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May 19. 2024

[다이어트] 이상과 현실

4개월 7.1kg 감량을 통해 얻은 교훈

고작 7kg 감량한 걸로 대단한 일 한 것처럼 떠든다고 손가락질해도 상관없다. 지금의 나는 내가 너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다이어트를 한 게 벌써 10년 전이고, 이제 40대 끝물이 되어서 무슨 영광을 누리겠다고 다이어트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인생의 반환점에 서있는 상황에서 남은 인생이 많게는 40-50년이 남았을 수도 있기에 지금이 오히려 가장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 우리는 먼저 철저한 계획을 수립한다. 인터넷과 유튜브에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우리는 가장 완벽한 플랜을 찾고 또 찾아 나만의 다이어트 계획을 만든다.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을 고르고, 운동을 위한 헬스장이나 PT샵을 찾고, 스트레스 및 칼로리 관리하는 법을 찾아서 기록하는 등 각각의 분야별로 최고로 좋은 방법들을 선정하는 것은 필수적인 코스이다.


하지만 사람이란 게 그렇게 하루 이틀 만에 습관을 180도 다르게 바꿀 수는 없다. 아침 일어나서부터 저녁 잠들기까지 각각의 시간에 맞춰 먹고, 뛰고, 관리하는 모범적인 생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 몸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익숙해진 루틴에 맞춰져 그에 따라 움직이고 싶은 욕망이 격렬히 거부하게 된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철저한 계획'이 아니라 '일단 움직여'이다. 머릿속으로 그리고 메모장에 철저한 계획을 세우기 전에 일단 일어나서 뛰어야 한다. 본능이 거부하려는 마음을 먹기도 전에 일단 몸이 움직여야 한다. 어떤 운동을 할지, 어떤 코스로 뛸지, 어떤 옷을 입을지, 얼마나 할지 다 필요 없고 그냥 가장 편한 옷을 아무거나 주워 입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다이어트의 1순위인 것이다. 


당연히 오랜만에 하는 운동은 힘들다. 내 머릿속은 뛰고 있으나 내 몸은 걷고 있다.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일단 밖으로 나가서 걷고,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면 루틴이 아주 미세하게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99:1이어도 상관없다. 0에서 1이 되는 게 필요하다. 첫 런닝에 10분 페이스(1Km를 뛰는 데 걸린 평균 시간)를 기록해도 전혀 기죽을 필요 없다. 오히려 초반에 무리해서 달리게 되면 발목, 무릎 등 몸에 이상 신호가 잡혀 금방 포기하기 쉽다. 자신의 체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페이스가 줄어들고, 체력은 올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중은 감량된다. 과정은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지만 꾸준히 하기만 하면 무조건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게 당연하다. 그렇게 체중이 조금씩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레 식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조금이라도 성과가 있어야 더 높은 단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칼로리를 따지게 되고, 다이어트에 방해되는 음식을 찾아서 블랙리스트를 만들게 된다.


그러다 보면 또 자연스럽게 체중이 줄어들게 되고, 지금까지 뺀 살이 아까워서 술자리와 모임자리를 줄이게 된다. 어쩌다 모임을 갖더라도 먹는 것에 신경 쓰게 된다. 유난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아무리 모진 유혹을 받아도 참게 되거나 적어도 덜 먹게 된다. 


술자리가 줄어들면 여러 가지 장점이 생긴다. 일단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숙취로 인해 다음 날 운동을 거르는 일이 줄어든다. 그렇게 또 운동의 시간이 많아지니 체력은 올라가고, 체중은 감소한다. 그래서 술자리의 감소로 세이브된 돈은 운동 장비에 재투자하고, 남는 시간은 더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데 소비하게 된다. 런닝화만 바꿔도 조금 더 편하게 런닝을 하게 되고,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 식습관 등을 연구하다 보면 내 몸에 좋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체중 감량과 체력 증진을 위해 지대한 영향을 준다. 




[오늘 이야기의 결론]

다이어트는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가 아니라 일단 밖으로 나가는 것부터이다. 밖으로 나가서 걷다 보면 뛰게 되고 뛰게 되면 루틴이 생기고 체중 감량이 시작된다. 그렇게 식단에 관심을 갖게 되고 술자리와 먹는 모임을 줄이게 된다. 그렇게 세이브된 돈과 시간을 나를 위해 재투자할 수 있게 된다. 그게 다이어트의 긍정적 선순환이다. 계획 따위는 개나 줘버리자! 그냥 닥치고 일어나 밖으로!


<89kg에서 시작한 다이어트 4개월만에 7.1kg 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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