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각자 꾸는 꿈 (1부 마지막화)
한국으로 돌아오는 내내 진혁은 생각이 많아졌다. 첫 카지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도 물론 가슴에 남았지만 영훈의 돌발 행동이 내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다. 3일 내내 잘 관리하면서 소소하게 벌어들인 돈을 단 1시간 만에 다 잃고도 모자라 자본금까지 까먹은 영훈과 민섭의 사건을 떠올리며, '카지노란 참 무서운 곳이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영훈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비록 마지막에 그 딜러에게 당한 것을 제외하면 3일 동안 나름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고, 자본이 조금 더 많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을 거라고 확신했다. 진혁의 디테일한 코칭으로 돈을 따게 되었다는 사실을 전부 잊어버리고 그저 이겼었다는 사실만 기억에 남긴 것이다. 영훈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강원랜드부터 시작해서 사설 홀덤바를 다니며 조금 더 실력을 키워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찢어지게 가난한 경험을 갖고 있는 민섭은 카지노와 사설 홀덤바를 경험하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고생만 했던 엄마를 그 고통 속에서 구원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이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순간에 사악한 딜러만 아니었다면 조금 더 즐거운 경험이었겠지만, 오히려 이렇게 당한 경험이 결국 나중에는 보약이 될 거라 굳게 믿었다.
그렇게 함께 4박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세명의 친구는 각자 다른 결과를 손에 들고, 각자 다른 꿈을 꾸며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영훈은 조금 전 진혁의 영문을 알 수 없는 미소가 신경 쓰여 게임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소강상태인 채로 몇 판이 지나 이제 곧 동안 점점 Break time이 다가오고 있던 찰나, 7번 시드에 있던 Luise가 3번 시드 John으로부터 일격을 당하고 3번째 탈락자로 결정되었다.
분명 턴까지만 해도 Luise가 9 셋으로 앞서 있었고, John은 그저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만 했었는데 마지막 리버에서 10♦︎가 떨어지면서 스트레이트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Luise는 아쉽게 역전패하면서 파이널 테이블 최종 순위 7위로 경기를 마감하게 되었다. 그렇게 전반 마지막 경기가 짜릿한 역전 승부로 끝이 났고 선수들은 잠시 Break Time을 갖게 되었다.
이제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진혁은 부동의 1위, 영훈은 3위로 선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홀덤 판에서는 숏스택의 우승이 드문 상황이 아니어서 언제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었다. 진혁은 오랜만에 담배 생각이 나서 로비에 있는 흡연 구역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영훈이 먼저 와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지만, 둘은 가벼운 눈인사를 나눈 뒤 정면을 바라보며 소리 없는 한숨만 하늘로 날려 보냈다.
■ 본격 홀덤 소설 <파이널 테이블> 1부 끝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시작했던 창작 소설의 연재가 벌써 20회째가 되며 1부가 마감되었습니다. 분량도, 방향도, 결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말 순수하게 내 머릿속과 경험에 의지하여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혹여나 오류가 있지는 않을까 여러 용어들을 더블체크 해가면서 완전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한 작업이었습니다.
완전한 창작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예상보다 스토리도 잘 풀렸고, 초반에 챗GPT의 시놉시스를 참고하긴 했으나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내 머릿속과 기존의 경험들을 가공하여 만들어낸 창작물입니다. 기존 이 분야에서 탑을 달리는 소설 <올인>이나 만화 <타짜> 등과 비교하면 아주 수준이 많이 부족하지만 끝까지 잘 끌고 가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습니다.
이제 1부 반환점을 돌았으니 2부에서는 본격적인 갈등 구조 서사와 대회 진행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약 한 달 정도만 쉬면서 자료조사와 에피소드 구성을 탄탄하게 하고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잊지 말고 기다려주시길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파이널 테이블>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coming Soooooooooooooooooo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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