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스라이팅을 받아랏!

가스라이팅. 내년 핫한 단어로 예상해 봅니다.

by 돌터졌다

슬슬 사춘기가 오려는지 아이와 사사건건 신경전이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무딘 나에게 아이는 꼬박꼬박 야무지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참느냐. 잡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부글부글 끓는 속을 누르며 아이를 조용히 쳐다본다. 마음속으로 내가 아는 위인들은 죄다 불러 모아 단전에 집결시키고 호흡을 의식한다.

오은영선생님. 도와주세요. 욱하는 부모가 되지 않게. 시험에 들지 않게. 불라불라...


"아니 그러니까 내가 좀 이따가 양치질 할거라니까?"


"아니. 양치질은 바로 해야지. 지금 얼른 하자"


"엄마. 내 말을 들어봐. 내가 밥 먹었지? 그리고 영양제 먹었지? 지금 너무 배불러서 한 십분 있다 과자를 먹을건데 그럼 양치질을 그때 해도 되는거잖아. 안그래?"


"과자를 이따 먹는거랑 지금 양치질이랑 상관없어. 지금 식후니까 양치질하고 이따 또해."


"그때 같이 할꺼야."


"안돼. 양치질 미루면 충치 생기고 잇몸도 못생겨진다 너."


"엄마? 지금 엄마가 나한테 가스라이팅 하고 있어. 알아?"


뭬야?

내가 보는 책에 대해서 가볍게 이야기를 하던 중에 아이에게 가스라이팅을 말해준 기억이 난다. 지금 아이는 내가 자신이 양치질하게끔 가스라이팅을 한다고 따지고 있었다.


"이봐. 자네. 가스라이팅? 중요한거 하나 빼먹었네."


"뭔데?"


"가스라이팅의 중요한 개념이 하나 빠졌잖아. 가스라이팅을 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이 가해자라고 했지?"


"응."


"니가 양치질을 해서 이득을 보는 건 너잖아. 깨끗한 치아. 아름다운 미소. 안그래?"


"......"


"난 지금 너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치아를 위해서 양치질을 하라고 -훈육-을 하고 있는거야. 가스라이팅이 아니라. 양치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바로 너잖아. 내 말이 틀려?"


"......"


"알았으면 가서 양치질하고 와. 대신 만18세가 되면 양치질은 니 맘대로 안해도 되니까 8년만 참으면 되겠네."



물론 미성년자인 너의 치아가 상한다면 치료비는 이 엄마가 내야겠지. 작년에 우리 치과병원 단골이였잖니.

그거 다 이 엄마 돈이란다.

피아노 연습하면 누가 좋을까아? 방 청소하면 누구한테 좋을까아? 이 음료수 안먹으면 누구 건강이 좋아질까아?


부모인 내 입장에서 훈육과 가스라이팅은 아슬아슬한 선 하나 차이.


이것은 훈육인가 가스라이팅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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